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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우영우' 발달장애 골퍼 이승민, 우리금융 챔피언십 2R 4위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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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우영우' 발달장애 골퍼 이승민, 우리금융 챔피언십 2R 4위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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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프로 골퍼 이승민이 25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2라운드 11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발달장애 프로 골퍼 이승민이 25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2라운드 11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필드의 우영우’로 불리는 국내 유일 발달장애 프로 골퍼 이승민(27·하나금융그룹)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2라운드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승민은 25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이틀 합계 4언더파 138타를 기록한 이승민은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6언더파 136타로 단독 선두인 박준홍과는 불과 2타 차다.

두 살 때 선천적 자폐성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이승민은 발달장애 골퍼로는 처음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프로로 활동하며 ‘필드의 우영우’로 불린다. 이승민은 2017년 KPGA 투어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고, KPGA 투어 43개 대회에 출전해 6번 컷 통과를 했다. 2023년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37위가 이승민의 정규 투어 최고 성적이다.

이승민은 2022년 각종 장애를 지닌 골프 선수들이 출전하는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제1회 US어댑티브오픈에서 우승했으며, 지난해 호주 올어빌리티 챔피언십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또 올해 2월에는 중국 차이나 투어 풀 시드권을 따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날 68타는 2023년 비즈플레이 전자신문오픈 1라운드와 지난해 파운더스컵 1라운드에 이은 자신의 18홀 최저타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이틀 연속 강한 바람에 그린이 단단하고 빨라 많은 선수가 고전하는 가운데도 이승민은 침착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였다.

이승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원하는 대로 아이언 플레이를 잘했고,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경기했다"며 "안전하게 그린 가운데로 공을 보낸다는 전략이 잘 맞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민의 스윙코치이자 캐디를 맡고 있는 윤슬기 코치는 "그동안 (이)승민이가 발달장애 때문에 주눅이 들기도 했고,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에 소극적인 플레이를 할 때가 있었다"며 "하지만 올해 중국 투어 퀄리파잉 스쿨 13위를 한 뒤 자신감이 생겼고, 그 흐름이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승민과 윤 코치는 지난 동계 훈련 기간 보기를 하더라도 최대한 버디를 많이 잡는 공격적인 경기를 몸에 익히는 연습을 했다. 윤 코치는 "승민이가 투어에서 뛸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퍼트"라며 "어릴 때부터 본능적으로 그린을 읽고 거리감을 맞추는 데 능했다"고 말했다.

이승민은 "3, 4라운드에서 전·후반에 1언더파씩 안정적으로 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톱20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