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와 박근형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고도를 기다리며' 기자간담회에서 "환경이 열악한 연극계를 위해서 작은 힘이지만 기금 모으기를 시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구, 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청년을 위한 특별 기부 공연으로 기획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신구, 박근형,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정병국 위원장이 참석해 이번 공연의 의도와 기부금 조성 계획을 직접 소개했다.
이번 공연은 초연부터 앙코르, 서울과 지방 투어까지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받은 큰 사랑에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지 두 배우가 함께 깊이 고민한 끝에 탄생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신구, 박근형의 마지막 동반 무대다. 두 배우는 청년 예술가 지원에도 힘쓸고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와의 협업을 통해 '청년 예술인을 위한 기부 공연'이라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로 구체화됐다.
정 위원장은 "막상 무대가 만들어졌을 때 몸이 망가지면서 무대에 설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서글프고 안타까웠다. 이번에 신구 선생님 박근형 선생님께서 연극을 통해서 얻어지는 수익금을 통해 후배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시겠다고 해서 이 자리가 마련됐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자리가 모든 연극인들, 문화예술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심금을 울리게 되고, 결과가 새로운 씨앗이 되어서 큰 예술 나무를 키워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기금을 연극 내일 기금이라는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 기부공연을 통해서 모아진 성금을 씨앗으로 해서 더 많은 모금이 이어질 수 있도록, 또 다른 공연이나 이런 곳에서도 릴레이 기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캠페인을 할 생각이다. 그렇게 모인 기금은 두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지금 젊은 배우들이 학교 교육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까 우리만의 연기력, 연기법 이런 부분에 미흡한 점이 많다고 하셨다. 기회가 된다면 선생님들께서 직접 나와서 지도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 뜻을 살리기 위해서 연극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티켓 수익금은 '자신만의 고도'를 기다리는 청년 연극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연극내일기금'으로 전액 기부된다. 또한 두 배우의 뜻에 공감한 공연 관계자들과 후배 배우들도 객석 기부에 함께하며 따뜻한 연대의 마음을 보탰다.
박근형은 "노년의 배우로서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작품을 해낼 수 있을지 저희도 시험적이었다. 이 연극을 통해 새로운 방식이라고 생각되는 조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게 과연 관객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나, 안받았나 고민했지만, 의외로 많이 호응해주셔서 너무 감개무량하고 감사했다"라며 "이런 것들을 겪으면서 여러차례 형님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이걸 계기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이 열악한 연극계를 위해서 작은 힘이지만 시작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신구는 "저희들이 젊었을 때와 지금과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열악하기 짝이 없다. 우리가 서울, 지방 공연을 다니면서 전석이 매진됐다. 무슨일인가 하고 놀랐다. 너무 고마웠다"라며 "그런데 이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방법을 생각하다가 이런 기회가 와서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형은 "공연을 하면서 102회차 매진을 했다. 관객들에게도 더 좋은 작품으로 돌려드림과 동시에 배우들에게도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청년 연극인들을 위한 기금 모으기를 시작하게 됐다. 동료들이 함께 동참할지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이를 들은 신구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일들이 작품에서 만들어내는 것과 공감대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젊은 층들이 극장을 찾아온 것 같다"라며 "공연이 비록 출발은 미미하지만 결과는 잘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근형은 "'고도를 기다리며'는 '신구, 박근형의 마지막 작품이다'라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저희는 힘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연기 생활을 할 것이다. 고도보다 더 좋은 작품을 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오는 5월 13일 오후 7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단 하루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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