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실루엣만 공개하는 아도
데뷔곡으로 日 주요 차트 정상 차지
5월 15일 고양 킨텍스 무대 올라
데뷔곡으로 日 주요 차트 정상 차지
5월 15일 고양 킨텍스 무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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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가수 아도가 데뷔 직후부터 써온 공식 프로필 사진. /Viola kim |
“공연할 때면 실물이 맞는지, 영상을 대신 튼 게 아닌지 의심받는 경우도 있어요.”
화상 채팅 플랫폼 줌으로 만난 일본 가수 아도(Ado·23)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화상 카메라가 꺼진 채 화면은 온통 까만색으로 채워져 있었다. 인터뷰는 목소리만 공개하는 조건이었다. 그는 일본에서도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한다. 캐릭터 이미지에 보컬을 합성해 활동하는 인터넷 가수 ‘우타이테(歌い手)’가 음악 활동 출발점이었다. 2020년 정식 데뷔곡인 ‘웃세와(うっせぇわ)’는 이듬해 오리콘, 유튜브 뮤직 등 일본 주요 음악 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여성 솔로 가수로는 처음으로 도쿄국립경기장 단독 콘서트도 열었다. 보이그룹 아라시 등 일본의 국민 가수로 불리는 이들이 서 온 대형 공연장(6만8000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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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첫 내한 콘서트에서 실루엣만 보이며 노래하는 모습. /유니버설뮤직 |
5월 15일 경기 고양 킨텍스 내한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2월에 이어 두 번째. 일본 가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투어로 세계 30도시를 돈다. 아도는 “한국의 문화, 음악, 음식을 전부 좋아한다”며 “첫 내한 때 한국 편의점에서 삼각 커피우유를 샀다가 호텔방에 가위가 없어 못 먹고 갔다. 일본에는 없는 모양이라 이번에는 꼭 맛을 보고 싶다”는 귀여운 포부를 밝혔다.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탓에 아도의 공연은 늘 화제가 된다. 지난해 첫 내한 땐 무대 위 철창 장막 안에서 노래하는 실루엣만 보여줬다. 팬과 악수회를 열 때도 상자 속에서 손만 내민다. 아도는 “실루엣 위주로 무대를 하다 보니 손을 뻗는 각도에 따라 그림자가 가려지지 않게 신경을 많이 쓴다”며 “팬들 사이로 다이빙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해 아쉬움을 느끼지만, 노래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내 공연의 특장점”이라고 했다.
지문에 가까운 특유의 음색이 가짜라는 의심을 덜어낸다. 인터뷰 중 평소 말투에서도 여성 치곤 두꺼운 중저음 음색이 자주 묻어났다. 애니메이션 ‘원피스 레드 필름’과 ‘스파이 패밀리’, 드라마 ‘닥터 X’ 시리즈, 조지아 커피, 소프트뱅크, 롯데 초콜릿 광고 등 일본의 일상 곳곳에서 각종 주제가로 사랑받은 목소리다.
아도는 “어릴 땐 여성스럽지 않은 낮은 목소리가 콤플렉스였다”고 고백했다. “선배 가수들의 목소리를 선망하고 따라 부르면서 내 목소리를 받아들이게 됐다”고 했다. 가장 아끼는 자신의 곡은 유명 보컬로이드(우타이테용 보컬 캐릭터) ‘하쓰네 미쿠’와 듀엣한 ‘Sakura Biyori and Time Machine’을 꼽았다.
아도는 ‘르세라핌’ ‘트리플에스’ ‘에스파’ 등 K팝 가수의 이름을 줄줄이 읊었다. 그는 “아이유의 목소리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옥구슬 같은 목소리가 참 부럽고, 아무리 해도 따라 할 수 없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앞으로 목표는 “더 많은 나라의 무대에 서고, 그래미상을 받는 것”. 아도는 “데뷔 때 제 노래는 존재를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에 분노와 날것의 감정이 가득했다. 이제는 다양한 삶의 감정을 노래하고 싶다”고 했다. “일본어 외에 다른 언어로도 노래해보고 싶고요. 한국어 노래도 열심히 연습 중이랍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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