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미사 후 교황차에서 군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나를 광장으로 다시 데려와줘서 고마워요.” 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마지막 공식 행사였던 부활절 미사에서 신도들과 만난 후 건강관리 보좌관 마시밀리아노 스트라페티에게 남긴 말이다.
22일 교황청 소식을 전하는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부활절 당일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부활절 축복 메시지를 전한 후 전용 의전 차량에 탑승해 성 베드로 광장에 깜짝 등장했다.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 도착해 군중들, 특히 아이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했다. 교황은 힘없이 손을 흔들었고 그 모습은 지쳐 보였지만 가끔 멈춰 서서 아기들을 축복했다.
교황이 약 5만명의 신도들을 만나는 동안 스트라페티는 그의 곁을 지켰다. 교황은 스트라페티에 대해 ‘대장 수술을 하라고 제안해 나를 살린’ 간호사라고 소개한 바 있다. 2021년 7월 대장 수술을 받았던 교황은 2022년 스트라페티를 개인 건강관리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교황이 지난 2월 14일부터 폐렴으로 38일간 입원한 동안에도 스트라페티는 그를 헌신적으로 간호했다고 한다.
교황은 당시 신도들과의 만남을 먼저 제안했지만, 광장에 나서기 전 잠시 주저하며 스트라페티에게 “제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날 행사는 교황이 퇴원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나선 자리였다. 행사 전날에도 스트라페티와 함께 성 베드로 대성당을 방문해 동선을 점검하는 등 행사 준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부활절 행사를 마친 교황은 오후에 휴식을 취하고 조용히 저녁 식사를 했다. 그러나 다음 날 새벽 5시 30분쯤 갑작스럽게 병세가 악화됐고, 약 1시간 후 침실에서 스트라페티에게 손으로 작별 인사를 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 교황 곁을 지킨 관계자들은 교황이 고통 없이 평화롭게 선종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교황은 2013년 3월 13일 취임 당시 ‘신도들과 함께 걷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 약속을 지키며 신도들과 함께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이혜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