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만 타이베이 대교구 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는 사람들이 모여 추모하고 있다. 타이베이/AFP 연합뉴스 |
중국이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바티칸과 수교를 맺고 있는 대만은 장례식에 특사를 파견한다고 했다.
22일 로이터 통신은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외교부는 교황 선종에 애도의 뜻을 표시한다”며 “중국과 바티칸은 건설적 접촉과 유익한 교류를 이어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교황 장례식 참석 등에 대해선 “지금 바로 제공할 정보는 없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뒤 바티칸과 중국은 관계 개선 노력을 기울여 성과를 얻기도 했다. 중국은 1951년 대만을 정부로 인정한 바티칸과 단교하고 공식 외교관계를 맺지 않았다. 주교 임명권을 두고도 교황청과 갈등을 빚었다. 천주교는 중국 정부가 인정하는 5개 종교 중 하나지만 중국은 주교 임명권을 인정하지 않고, 따로 주교를 임명했었다. 그러나 중국과 바티칸은 대화와 협상을 이어가며 2018년 주교 임명 관련 협정을 맺어 절충안을 마련했다. 당시 2년 시한으로 마련된 절충안이었지만, 이후 연장을 거듭해 지금도 적용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중국 방문 의사를 수차례 밝혔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선종했다. 이날 궈자쿤 대변인은 대만과의 단교가 교황 방중의 전제조건이냐는 질문에 “중국과 바티칸은 최근 국제문제에 대해 폭넓은 소통을 했다”며 답변을 에둘러 피했다. 그러면서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전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강조했다.
바티칸과 수교를 맺은 대만은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애도를 뜻을 표하고 장례식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21일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엑스(X·옛 트위터)에 “대만 국민을 대표해 가톨릭 공동체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에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평화와 세계의 연대, 약자를 돌보는 데에 그가 평생 보여준 헌신에서 계속 영감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중앙통신사 등 현지 언론은 라이 총통이 대만 외교부에 즉시 교황청에 조전을 보내고 깊은 애도를 표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바티칸은 유럽에서 대만과 수교를 맺은 유일한 국가다.
린자룽 외교부장(장관)도 엑스에 글을 올려 “대만의 진심 어린 애도를 다시 한번 전한다. 교황의 겸손과 연민을 항상 기억하고, 인류,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적 가치를 위해 교황청과 계속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대만 외교부는 교황 장례식에 특사를 파견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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