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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9·19 군사합의로 중단됐던 '美스토리 표적지 사격' 7년 만에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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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9·19 군사합의로 중단됐던 '美스토리 표적지 사격' 7년 만에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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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장 이동 없이 부대 포진에서 사격 실시
"실전 같은 훈련 여건… 장거리 사격 능력 향상"
21일 경기 파주시에서 육군 1군단 1포병여단 소속 K9A1 자주포가 7년 만에 재개된 미 스토리표적지 사격 훈련에 참여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육군 제공

21일 경기 파주시에서 육군 1군단 1포병여단 소속 K9A1 자주포가 7년 만에 재개된 미 스토리표적지 사격 훈련에 참여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육군 제공


육군이 남북 '9·19 군사합의'로 중단됐던 경기도 파주 휴전선 인근 미군 스토리표적지에 대한 포탄 사격훈련을 7년 만에 재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훈련은 우리 군이 사격장으로 이동하지 않고 부대 내 포진지에서 스토리사격장에 있는 표적지를 향해 사격하는 훈련이다. 실제 작전계획에 따른 화력 운용을 숙달할 수 있고, 장사거리 사격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18년 11월 '남북은 군사분계선(MDL) 5㎞ 이내 지상에서 포병 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한다'는 9·19 군사합의 내용이 발효됨에 따라 이 훈련은 2018년 8월 사격을 마지막으로 중단됐었다. 9·19 군사합의는 2023년 11월 북한이 전면 폐기를 선언했고, 우리 정부도 지난해 6월 합의 사항의 전체 효력을 정지했다.

육군은 군사합의의 효력 정지 이후 한미 간 협의를 거쳐 지난달 25일 스토리표적지 재사용에 대한 한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훈련은 그에 따른 첫 사격훈련이다. 훈련에는 1사단과 1포병여단 예하 포병대대에서 각각 K55A1 자주포 6문, K9A1 자주포 12문의 전력이 참가해 총 60여 발을 사격했다. 육군 관계자는 "9·19 군사합의에 따라 표적지 1개소, 사격진지 2개소가 사용이 중지됐었는데, 이 중 사격진지 2개소는 지난해 재개됐다"며 "이번 스토리표적지까지 재개됨으로써 MDL 인근 사격 훈련이 모두 정상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훈련은 군단·사단의 대포병탐지레이더가 가상의 적 화력도발을 탐지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지휘소에서는 적 도발 원점을 표적화해 C4I 체계(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를 통합해 효율적으로 전장을 운영하는 관리체계)로 사격명령을 하달했다. 임진강변 포진에 위치해 있던 각 포병대대는 사격 명령에 따라 정확히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육군은 7년 만의 사격 훈련 재개에 앞서 위험성 평가체계를 적용해 산불 등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췄다. 또 훈련 전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고려해 안전문자를 발송하고, 주민대표단에게 별도로 훈련을 안내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육군 관계자는 "스토리 사격 재개를 통해 군의 훈련 여건이 보장되고 화력 대비 태세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실전과 같은 훈련을 실시하기 어려웠던 제한 사항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