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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중 두 번째로 한국 방문... 소탈한 행보로 화제

조선일보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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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과 한국
지난 2014년 8월 15일 오후 충남 당진 솔뫼성지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손을 흔들며 환영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2014년 8월 15일 오후 충남 당진 솔뫼성지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손을 흔들며 환영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한 두 번째 교황이다. 그는 2013년 취임 후 브라질, 이스라엘에 이어 세 번째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2014년 8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位)’에 대한 시복식(諡福式)과 대전교구에서 열린 아시아 청년 대회 참석을 위한 방한이었다. 교황이 세계 청년 대회가 아닌 대륙 단위 청년 대회에 참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한국에 대한 그의 애정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4년 8월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신부의 생가가 있는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를 방문해 기도를 올리고 있다./뉴시스

지난 2014년 8월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신부의 생가가 있는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를 방문해 기도를 올리고 있다./뉴시스


방한 당시 교황은 소탈한 행보로 큰 관심을 모았다. “한국에서 가장 작은 차를 타고 싶다”는 그의 뜻에 따라 기아차 ‘쏘울’이 한국 내에서 그의 포프모빌(전용 차량)로 선택됐다. 이동하는 길에 어린이가 보이면 차를 세우고 안아주는 모습도 여러 번 목격됐다. 광화문광장 시복식 때 경호원들은 아기들만 보이면 안아서 교황에게 데려가 주곤 했다.

가난한 이와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그의 관심은 방한 기간에도 이어졌다. 그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를 방문했을 때 “세속화되고 물질주의적인 사회의 한가운데에서 살고 있는 사목자들은 성공과 권력이라는 유혹을 받는다”며 “온갖 유혹을 물리치라”고 권했다. 또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연대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필수 요소로 여겨야 한다”고도 했다. 그 밖에도 “우리의 대화가 독백이 되지 않으려면, 생각과 마음을 열어 다른 사람, 다른 문화를 받아들여야만 한다” “진정한 대화는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는 진정한 만남을 이끌어 낸다”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 등 많은 어록을 남겼다.

방한 당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위안부 할머니들을 따뜻하게 포옹해 준 것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이탈리아로 귀환하는 비행기 안에서 “남북한이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것”이라며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은 어머니가 같다는 말로, 한반도에도 언젠가 평화가 찾아와 형제자매가 하나로 뭉칠 것이다. 한 형제, 한 가족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로도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7년 서울대교구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두 번째 방한이 예정돼 있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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