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은 오랫동안 디지털 전환의 핵심 기반이었다. 2022년에만 클라우드 컴퓨팅의 전 세계 가치는 4,800억 달러를 넘었으며, 성장세는 여전히 강하다. 그러나 물리 인프라에 의존하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컴퓨팅 역시 무역 정책과 같은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는 미국의 관세,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 무역법 301조의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는 물론, 기업 및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것이다. 미리 밝혀두지만, 정치 논쟁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사실과 클라우드 시장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다.
하드웨어에 대한 의존성
클라우드 컴퓨팅은 흔히 추상적이거나 소프트웨어 중심적인 의미로 이야기하지만,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하드웨어,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물리 인프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들 구성 요소는 ERP 시스템에서 첨단 AI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지원하는 IaaS, PaaS, SaaS 제품의 빌딩 블록으로 사용된다.
미국 무역법 301조에 따라 제정된 미국의 관세는 클라우드 인프라에 필수적인 부품을 포함해 2,500억 달러 이상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에 기반을 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경우, 이로 인해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공급망이 중단되어 배포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단기적으로는 시급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각한 압박에 처한 소규모 클라우드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는 처음에는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비용 상승을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서버 및 네트워킹 장비와 같은 하드웨어 부품에 대한 관세는 이들 업체가 재무 모델을 재검토하도록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라도 결국에는 가격 인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소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는 대형 업체가 누리는 재정적 여유와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하드웨어 업체에 더 나은 조건을 요구할 만한 협상력이나 제조를 신속하게 다각화할 수 있는 역량이 없기 때문에 이윤 감소로 압박을 받을 것이며, 서비스 수요를 충족하거나 인프라 확장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도 제한된다.
중국은 세계 서버 장비의 약 30%를 생산한다. 미국의 관세 때문에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는 베트남, 대만, 멕시코 등 대체 제조 기지를 물색하고 있다. 공급망 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각화는 장기적으로 좋은 일이지만, 새로운 공급망 구축하는 것은 금방 되지도 않고 매끄럽게 진행되지도 않는다. 관계 구축, 규제 요건 충족, 물류 재편 등은 초기 비용 증가와 하드웨어 조달 지연으로 이어진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기업의 경우, 단기적으로 가격 조정, 서비스 제공 지연(예: 새로운 데이터센터) 등의 영향을 받고, 공급업체가 이런 문제를 관리하는 동안 혁신 주기가 느려질 가능성이 있다.
지역화로 분열되는 클라우드 네트워크
하이퍼스케일러가 비용 증가에 대응해 근거리 아웃소싱이나 지역 내 생산 방안을 찾으면서 증가한 비용에 적응하면, 이런 변화가 클라우드 비용 역학을 영구적으로 바꿔놓을 수도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의존하는 기업은 향후 몇 년간 계약 재협상 및 비용 증가에 대비해야 할 수 있으며, 특히 하드웨어 공급망이 불안정할 경우 위험성은 더 커진다.
관세로 인한 재정적 부담은 파급 효과를 일으켜 클라우드 채택률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조, 자동차, 소매 등 관세 영향을 받는 산업군의 기업은 증가한 운영 비용을 관리하기 위해 IT 예산을 축소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투자에 대한 의지나 역량이 떨어지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자체가 지연되어 자동화, 확장성, 유연성 측면에서의 진전이 정체될 수 있다.
지정학적 긴장과 관세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증가하는 데이터 주권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도 드러냈다. 인도와 브라질은 더 엄격한 데이터 현지화 규칙을 시행해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지역별 플랫폼 인프라를 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관세에 따른 공급망의 어려움은 이런 추세를 더욱 가속화해 글로벌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분열시키고, 초기에는 비용 이점을 제공했던 규모의 경제를 약화시킬 수 있다.
이런 지역화는 전 세계적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에 장기적인 과제를 안겨준다. 많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협력해 여러 관할 구역에서 규정 준수를 보장하면서 일관된 서비스 수준을 유지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을 위한 실용적인 고려 사항
모든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의존하는 기업은 관세 관련 혼란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전 조치를 취할 수 있다.
- -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공급망 복원력을 평가한다. 경영진, 특히 CIO 및 CTO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대화를 통해 업체의 공급망 전략을 파악해야 한다. 서비스 중단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다각화 이니셔티브와 비상 계획이 매우 중요하다.
- - 장기 계약을 협상한다.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 기업은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더라도 갑작스러운 비용 증가를 피하고 예산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 -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채택한다. 멀티클라우드 환경은 단일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주며, 가격 변동, 준수 요구사항, 지리적 요인 등에 따라 워크로드를 유연하게 이동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 - 정책 개발에 대한 최신 정보를 파악한다. 기업은 국제 무역 정책과 관련 정책이 클라우드 서비스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규제 변화에 대비하면 기업은 조달 전략을 보다 효과적으로 조정하고 변화하는 시장에서 민첩성을 유지할 수 있다.
관세가 공급망 및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이 산업이 광범위한 지정학적 역학에 얼마나 민감한지 보여준다. 대규모 서비스 업체는 그나마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소규모 업체와 고객은 더 불확실한 환경을 헤쳐나가야 한다.
적응력과 민첩성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기업 모두에게 필수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는 공급망의 복원력과 하드웨어의 효율성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기업 책임자는 비용 절감과 디지털 성장을 위한 광범위한 전략적 목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신중한 계획과 적극적인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기업은 이런 과제를 극복하고 앞으로 몇 년 동안 클라우드에서 계속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관세 영향에 대해 검토할 때, 비정치적이고 사실에 기반한 관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사학이 아닌 실용적인 대응과 미래에 대한 준비다. 시장 현실에 발을 디디고 서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기업은 무역 정책의 혼란을 헤쳐나가고, 변화하는 글로벌 역학 관계 속에서도 경쟁력과 혁신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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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Linthicum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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