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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 구호대원 15명 사살' 책임 인정… "부사령관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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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 구호대원 15명 사살' 책임 인정… "부사령관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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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 실패, 명령 위반, 보고 실패 인정"
'은폐 의혹 부인' '하마스 연루 주장' 여전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소속 구급차가 지난달 23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 인근에서 주행하고 있다. 해당 차량은 경광등과 전조등을 키고 구조 차량임을 드러냈지만 이스라엘군은 차량 탑승자 15명을 사살하고 해당 구급차를 폐기했다. 사진은 사망한 팔레스타인 구조대원의 휴대폰에 남아있던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소속 구급차가 지난달 23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 인근에서 주행하고 있다. 해당 차량은 경광등과 전조등을 키고 구조 차량임을 드러냈지만 이스라엘군은 차량 탑승자 15명을 사살하고 해당 구급차를 폐기했다. 사진은 사망한 팔레스타인 구조대원의 휴대폰에 남아있던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구조대원 등 15명을 사살했던 사건은 '작전 실패'였다고 인정했다. 사건 책임을 물어 해당 부대의 지휘관을 해임하기도 했다. 다만 은폐 시도 의혹 등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시인인가 부인인가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달 23일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구조대원 8명과 유엔 직원 1명, 민방위대원 6명이 사망한 사건을 조사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IDF는 "몇 가지 전문적인 실패와 명령 위반, 사건에 대한 완전한 보고 실패를 인정한다"고 적시했다. 팔레스타인 구조대원 사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 잘못이 있었다고 시인한 것이다. 이에 총격을 단행했던 IDF 골라니여단 정찰부대의 부사령관을 해임했고, 사건 보고를 정확히 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해당 부대의 사령관도 보직 해임했다고 IDF는 밝혔다.

다만 사건 직후 희생자들의 시신과 구호 차량을 각각 집단 매장 및 폐기했던 것은 은폐 목적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시신 처리는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결론냈고, 차량 폐기 조치는 잘못된 결정이긴 했으나 유사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도로를 이용해 빠르게 대피할 수 있도록 미리 치워둔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IDF는 구조대원 사살 당시 작전 환경이 극도로 위험했다며 사건 심각성을 축소하는 주장도 이어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7일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해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7일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해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부실 조사 지적


따라서 부실 조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IDF는 이 사건 관련 형사 책임을 지는 사람이 있는지 여부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사망한 구조대원 중 6명은 나중에 하마스 테러리스트로 확인됐다'는 주장 또한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3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탈알술탄 지역에서 전조등과 비상 신호를 켠 구급차를 공격했다. 당초 IDF는 해당 차량이 라이트를 키지 않아 수상하게 여겼다고 주장했지만, 사건 당시 비상등을 모두 킨 차량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사망한 구조대원 휴대폰에서 발견되며 거짓 주장임이 드러났다. 해당 영상에서 구조대원은 죽기 전 "용서해주세요, 어머니. 제가 선택한 길입니다.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선택한 길이에요"라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