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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한국토요타 시흥 부품물류센터 'TPS·안전' 모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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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에 축구장 2개 크기 부품물류센터 개소
JIT·자동화로 67개 서비스센터에 정시 공급
"안전 최우선…수요 증가로 센터 확장 기대"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사람과 장비의 동선을 분리했습니다. 작업 스케줄을 10분 단위로 관리하고, 전동운반장치인 '구루루'를 이용해 작업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한정훈 한국토요타자동차 부품용품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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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 시흥 부품물류센터 내 액세서리·재고 보충용 서브창고 모습. 노경조 기자


한국토요타자동차가 경기 시흥시 신규 부품물류센터(CPD·시흥센터)에서 '도요타 생산방식(TPS)'을 구현했다. TPS를 구성하는 적시 생산 시스템(Just-in-Time·JIT)과 자동화를 장착해 전국 67개 서비스센터에 효율적 경로로 부품을 정시 배송하는 것이다. JIT는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 생산·판매해 재고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말한다.

지난 17일 서울 잠실에서 차량으로 1시간쯤 걸려 도착한 한국토요타 시흥센터. 이곳 내부는 다소 서늘한 가운데 부품이 놓인 파란색 철제 프레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부품을 찾고 수량을 확인하는 피킹 작업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각각의 프레임에 부착한 일련번호(숫자-알파벳 조합)가 한눈에 들어왔다.

한국토요타에 따르면 시흥센터는 연면적 1만4876㎡의 축구장 2개 크기로 직전 안산센터보다 2.5배 넓다. 부품 메인센터와 액세서리 보관용 서브센터로 구획이 나뉘어 있으며 메인센터에는 2만6760개의 부품이 준비돼 있다. 최대 5만1000개까지 보관할 수 있다. 고객의 윈터 타이어를 보관하고, 교환 시기에 맞춰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이어 호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규모가 작은 안산센터에서는 실현하지 못했던 TPS 기반의 물류 효율을 시흥센터에서 이루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 부장은 "센터는 일평균 4000건의 출고와 컨테이너 2대 분량의 입고 작업을 처리하고 있다"며 "보통 일본에서 들어오는 부품은 해상 운송의 경우 25일, 항공 운송은 5일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JIT 보급이 가능토록 일정을 면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해 작업자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고, 무거운 부품을 안전하게 옮기기 위해 구루루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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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 시흥 부품물류센터 메자닌 구역에서 컨베이어 시스템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 노경조 기자


컨베이어는 전체 출하 물량의 70%를 처리하는 메자닌 구간에서 작동하고 있었다. 이 구간에는 주로 볼트, 스크루, 핀, 필터류 등 소형 부품들이 보관돼 있다. 컨베이어에 달린 센서는 부품 이동 간격을 조절한다. 스쿠터 모양의 구루루는 입하 구역 한쪽 벽면에 4~5대가 주차돼 있었다. 지나갈 때 구루루 소리를 낸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자동화 설비 도입은 작업 속도를 높이고 작업자의 피로도를 줄이는 것은 물론,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 부장은 전했다. 그는 "지게차 작업 공간과 작업자 근무 공간도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해 잠재적인 충돌 위험을 차단했다"며 "모든 지게차에는 안전 센서와 긴급 정지 장치도 탑재해 위험 상황 감지 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토록 했다"고 말했다. 안전을 위한 3단 건식 스프링클러도 프레임 모서리마다 설치돼 있었다. 몇 년 전 발생한 쿠팡 화재 사고 이후 엄격해진 물류창고 관리 법규를 따른 것이다. 천장으로 이어진 부분까지 더하면 사실상 4단 규모다.

한국토요타의 센터 이전은 렉서스·도요타 신차 판매가 증가가 배경이 됐다. 기존 안산센터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한 부장은 "2011년과 비교해 지난해 렉서스·도요타 차량의 운행 대수(UIO)는 약 2.2배 증가했고, 이에 따라 정비 수요, 즉 부품 수요도 2배 이상 늘어났다"며 "단순 공간 확대가 아닌 물류 거점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시흥을 선택한 이유로는 지리적 이점을 들었다. 시흥센터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시화IC에서 5분 거리에 있으며, 평택시흥고속도로 남안산IC와도 인접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서비스센터에 신속하게 부품을 공급할 수 있다. 한 부장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수입차 물류창고 중 하나"라며 "인천국제공항 접근성도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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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 시흥 부품물류센터 직원이 무거운 부품을 전동운반장치 구루루에 실어 옮기고 있다. 노경조 기자


그렇다면 기존 안산센터에 있던 부품들을 어떻게 출고 차질 없이 시흥으로 옮겼을까. 한국토요타는 '러닝 셧다운' 방식을 적용했다. 한 부장은 "부품이 평일에는 안산센터에서 정상 출고되도록 하고 주말에 시흥으로 옮겼다"며 "우선순위를 매겨 수요가 낮은 부품부터 움직였다. 수요가 높은 부품은 기존 센터에서 모두 소진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국토요타는 이 방식으로 지난해 11~12월 두 달간 부품 이전을 완료했다. 11t 트럭 170회 왕복, 530여 명의 인력 투입이 수반됐다.

한국토요타는 시흥센터의 확장을 기대했다. 한 부장은 "설계에서부터 여분의 확장 공간을 뒀는데 이는 추후 부품 수요가 더 증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100%에 가까운 부품 즉시 공급률과 정시 배송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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