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여성 무작정 뒤쫓는 '밤에 모르는 여자 집 바래다주기'
구미 스토킹, 신당역 사건 등…"가벼운 유머로 포장할 일 아냐"
구미 스토킹, 신당역 사건 등…"가벼운 유머로 포장할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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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학생들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소모임 계정에는 '흔한 전전(전기전자공학부의 줄임말)의 안전 귀가 서비스'라는 제목의 릴스(짧은 영상)가 올라왔고 이후 18일 사과문이 게재됐다. (사진= 고려대 전전 인스타 캡처 ) 2025.04.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허나우 인턴 기자 = 최근 일부 대학생들이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한 영상 콘텐츠가 '스토킹 범죄'를 웃음 소재로 만든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학생들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소모임 계정에는 '흔한 전전(전기전자공학부의 줄임말)의 안전 귀가 서비스'라는 제목의 릴스(짧은 영상)가 올라왔다.
영상에는 홀로 밤길을 걷는 여성을 남성이 뒤따르는 장면이 담겼고, 자막에는 "랜덤으로 아무 여자 골라서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기"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 영상은 엑스(X·옛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됐으며, "스토킹 상황을 연상시킨다", "어떤 점이 유머인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고려대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도 "부적절한 영상이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후 해당 소모임 측은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통해 "연출 방식에서 의도치 않게 스토킹으로 불안을 느끼는 분들께 위협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내용이었다"며 "불쾌감과 불편함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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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충북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학생회는 중간고사 간식 이벤트 홍보를 위해 남학생들이 여학생을 뒤쫓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SNS에 게시했다. (사진=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인스타 캡처 ) 2025.04.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이같은 논란은 충북대학교와 국립한밭대에서도 발생했다.
충북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학생회는 중간고사 간식 이벤트 홍보를 위해 남학생들이 여학생을 뒤쫓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SNS에 게시했다.
이들은 남학생 3명이 여학생 1명을 뒤쫓는 모습과 함께 '밤늦게 공부하면 위험하니까 학우 과방(학과 학생회실) 빨리 데려다주기'라는 자막이 달린 영상을 게재했다.
이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학생회는 "많은 여성들이 귀갓길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간과했다"며 반성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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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밭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학생회도 유사한 내용을 담은 영상을 게시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사진= 한밭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인스타 캡처 ) 2025.04.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아울러 한밭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학생회도 유사한 내용을 담은 영상을 게시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영상에는 마찬가지로 남학생 3명이 여성 1명을 뒤쫓는 모습이 담겼으며, "시험공부하다 늦은 여학생 빨리 데려다주기"라는 자막이 달렸다.
이러한 영상들은 최근 틱톡 등 해외 SNS에서 유행한 '밤에 모르는 여성을 집까지 바래다주기' 형식의 콘텐츠를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서는 남성이 어두운 골목에서 여성 뒤를 따라가고, 여성이 불안에 떨며 달리는 장면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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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충북대학교 고교미술사학과 학생회와 한밭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학생회는 논란이 커지자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진= 인스타 갈무리 캡처 ) 2025.04.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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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근 해외 SNS에서 유행하고 있는 '여자를 안전하게 집 바래다주기' 콘텐츠 (사진= 틱톡 캡처 ) 2025.04.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하지만 해당 콘텐츠가 실제 범죄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스토킹 범죄 사건들과 맞물리며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2024년에는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가족 앞에서 흉기를 휘두른 '구미 스토킹 살인' 서동하 사건, 2022년에는 직장에 찾아가 피해 여성을 살해한 '신당역 스토킹 살인' 전주환 사건, 2021년에는 피해 여성의 가족까지 살해한 서울 노원구 '세모녀 살해사건' 김태현 등이 사회적 분노를 일으켰다.
온라인에서는 "실제로 저런 상황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이 있다" "가벼운 유머로 포장할 일이 아니다", "영상 콘텐츠에도 윤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9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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