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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여왕’ 김민주가 전하는 말… “바람을 이기려 하지 않고, 바람에 실어 공을 보낸다”

조선일보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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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1R, 마다솜(7언더파)이어 1타 차 2위… 2연승 도전
김민주(23)는 지난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iM금융오픈에서 초속 9m를 넘는 강풍을 뚫고 첫 우승을 차지하며 ‘바람의 여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거의 태풍에 가까운 바람이 부는 가운데 버디 6개(보기 1개)를 잡아내며 역전승을 거둔 덕분이다. 2022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이후 95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거둔 값진 쾌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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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김민주는 18일 경남 김해 가야 컨트리클럽(파72·6836야드)에서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5(총상금 9억 원) 1라운드에서도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선두인 마다솜(7언더파 65타)에 이어 단독 2위에 올랐다. 이날 역시 강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그는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6타를 줄였다.

김민주가 바람에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바람을 이기려 하기보다, 공을 바람에 실어 보내는 느낌으로 친다. 바람이 부는 경기는 자신 있다”고 밝혔다. 골프는 양궁과 마찬가지로 바람을 정확히 읽고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한 경기다. 북해에서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골프의 발상지 스코틀랜드에서는 “바람 없는 골프는 없다”고 할 만큼, 바람은 골프에서 중요한 변수다.

양궁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대사는 ‘최종병기 활’에 나온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라는 말이라고 한다. 이는 활쏘기의 세계에서 바람이 단순한 장애물이 아니라 실력을 가늠하는 기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뛰어난 궁수는 바람의 방향과 속도, 강도를 읽어 조준점을 미세하게 조정하지만, 결국에는 그 이상의 절박한 집중력과 의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민주는 4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까지 132m 거리에서 시도했고, 그 공이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며 이글을 잡았다. 그는 “맞바람이 강하게 불어 6번 아이언을 선택했다. 샷을 한 순간 정말 잘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갤러리의 환호를 듣고 이글을 기록한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김민주는 “지난주 우승 이후 많은 분들께서 축하해주셨다”며 “특히 동료 골퍼 최가빈이 귀걸이를 선물해줘 큰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3승을 올리며 공동 다승왕에 오른 마다솜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기록하며 7언더파 65타로 선두에 나섰다. 그는 “그동안 시즌 초반 대회에서 유독 부진했기에 이를 분석하고, 샷 감각을 보완하려고 노력해왔다”며 시즌 첫 승이자 통산 5승째에 도전하고 있다.

올 시즌 데뷔한 서지은은 5언더파 67타를 적어내며 박지영, 노승희, 정소이, 김민선, 최예림과 함께 공동 3위에 자리했다.

대회 3연패에 도전 중인 최은우는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박보겸과 나란히 2언더파 70타로 공동 18위를 기록했다.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예원은 1언더파 71타로 공동 29위에 올랐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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