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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에 脫한전…중소기업은 그마저도 못 해”

헤럴드경제 김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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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에 脫한전…중소기업은 그마저도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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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 제71회 산업발전포럼서 우려 나와
‘전기요금 인상과 산업경쟁력’ 관련 토론회
전문가들 “우리 산업경쟁력 제고방안 필요”
지난 2018년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GM관련 협력업체에서 직원이 자동차 조립 부품들을 살피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18년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GM관련 협력업체에서 직원이 자동차 조립 부품들을 살피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제조업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많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전기료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회장 정만기)은 17일 ‘전기요금 인상과 산업경쟁력, 해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제71회 산업발전포럼을 온라인(줌)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KIAF는 기계, 대한의료데이터, 디스플레이, 바이오, 반도체, 배터리, 백화점, 석유, 석유화학, 시멘트, 엔지니어링, 자동차모빌리티, 전자정보통신, 제로트러스트보안, 조선해양플랜트, 철강, 체인스토어, 항공우주, 화학 등 19개 단체로 구성된 연합체다.

이날 박서우 한국산업연합포럼 선임연구원은 ‘2025년 전기요금 현황과 과제’ 발표에서 “최근 연이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산업계의 부담이 누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력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3자 PPA, 자가발전소, 자체 송전망 등 ‘탈(脫)한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나, 이는 중소·중견기업이 활용하기에는 제약이 많아 전력 수급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현재의 요금체계가 산업현장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산업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력시장 구조 개편, 시간대별 탄력요금제 도입, 중소기업 대상 차등 지원, 제3자 PPA 제도 간소화, 자가발전 유도 등 다방면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한국 경제는 고물가·고환율이라는 구조적 부담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이중 압박 속에서 성장률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2025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3.1%에서 3.2%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은 2.2%에서 1.5%로 하락이 예상된다. 특히 전기요금 인상은 단순한 생산비 압박을 넘어 산업 도산까지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은 1인당 전력 소비량이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하는 전력 집약적 산업국가로, 그 영향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정부의 규제완화와 세율 인하를 통한 친기업 환경 조성이 산업경쟁력 제고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된다. 한국의 법인세율은 26%, 상속세율은 60%로 각각 OECD 평균(21%, 15%)보다 높아, 세 부담 완화 없이는 기업 유치나 투자의욕 고취가 어렵다”고 언급했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도 “최근 2년간 총 8차례에 걸친 요금 인상이 누적되며 전기요금이 산업계에 실질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자동차(25%), 철강(25%), 알루미늄(10%)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수출 산업의 가격경쟁력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이들 산업은 대부분 전력 다소비 업종으로, 관세 부담과 전기요금 인상이 맞물릴 경우 기업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는 산업경쟁력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전기요금 조정 등 생산비용 상쇄 정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4일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평균 9.7% 인상된 바 있다.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이 10.2%,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갑) 전기요금이 5.2% 인상됐다.


이에 따라서 가장 피해가 큰 업종은 자동차와 철강 등 전기 사용이 많은 업종이다. 특히 영업이익률 2~3% 불과한 영세 부품업체들에게 전기요금, 인건비, 관세라는 삼중고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철강산업의 경우에도 현재 美 트럼프의 관세 전쟁, 中의 밀어내기식 수출 공세와 더불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3중고에 처해있는 상황이이다. 이에 철강업계는 “토요일 전일 경부하 요금제 적용 등 계절‧시간별 요금제의 개선, 연료비 연동제의 안정적 운영, 전압별 요금제, 지역별 차등요금제의 시행 등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산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가 빠르게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