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운데)가 지난 8일 총리 관저에서 미국 정부 관세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오른쪽)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7일 미·일 첫 관세 협상과 관련해 “적절한 시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회담을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마친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의 보고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협상을 최우선으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며 “향후 협상이 쉽지 않겠지만 이번 협상이 다음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으로부터 ‘이번 관세 조처가 매우 유감스럽다는 점을 미국에 밝혔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일본 산업과 일·미 양국에 대한 투자·고용 확대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도 일본 입장을 설명한 뒤 미국 쪽에 관세 조처 재검토를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시바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협상 자리에 직접 나선 만큼 향후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매듭지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가장 적절한 시기에 직접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장관급 관세 회담을 몇시간 앞둔 가운데 돌연 직접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1시간 가량 아카자와 경제재생상과 면담한 뒤, 장관급 협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이 “일본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일단 미국 움직임을 탐색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부 내부에 충격이 확산했다”고 보도하는 등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는 이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님, 저의 특사인 아카자와 장관과 만나주셔서 감사하다”며 “두 나라 관계의 한 단계 높은 발전으로 이어져 결실이 맺어지는 회담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민감한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정부와 회담 전 군사 지원(방위비) 비용을 언급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협상과 관련한 것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일본이 지금 관세와 군사지원, 무역 공정성을 협상하기 위해 (미국으로) 오고 있다”며 주일 미군 주둔비용 인상을 협상 안건으로 올릴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협의를 포함해 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전력을 다해 이 문제에 최우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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