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이지원 인턴기자) 예술의전당이 여성 중심 서사 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을 선보이며 기존 오페라의 관습을 무너뜨린다.
오는 5월 25일 예술의전당이 선보이는 신작 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의 초연이 개막한다.
예술의전당의 위촉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물과 관련한 재앙이 계속되는 가상의 왕국을 배경으로 한다. 기존의 질서와 이성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 세계에서, 물시계 장인이 왕국으로 불려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스티븐 카르는 "인간은 오랫동안 물을 돌로 막고 통제하려 했지만, 시간 앞에서는 가장 단단한 돌조차 물에 의해 깎인다"라며, "이 작품은 불확실성과 변화 속에서도 균형을 찾아가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라고 밝히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은 음악, 무대, 의상 등 전 영역에서 전통과 현대의 감각이 공존하는 신선한 시도를 선보인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다수의 신작을 지휘한 지휘자 스티븐 오즈굿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춰, 서사의 전개에 따라 음악도 함께 변화하며, 어쿠스틱 악기와 전자음향의 대비를 통해 과거와 미래, 질서와 혼돈이라는 작품의 근본적 대립 주제를 전달한다. 라틴어, 영어, 한국어가 겹겹이 쌓인 다층적 가사는 시간과 언어에 대한 탐구를 더욱 심화한다.
또한 예술의전당은 디지털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디스트릭트(d'strict)의 아르떼뮤지엄과 특별한 협업을 진행한다.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오페라극장 무대 위에서 아르떼뮤지엄의 대표 미디어 작품인 '스태리 비치(Starry Beach)'를 만나볼 수 있다. 물을 주제로 한 압도적인 영상미는 관객을 작품 세계로 자연스럽게 이끌며 깊은 예술적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프리미엄 조향 컨설팅 브랜드 센트 바이가 스태리 비치에서 영감을 받아 특별히 만든 향기를 관객들이 시향 할 수 있도록 하고, 공연의 감동을 향기로 추억하고 간직할 수 있도록 굿즈 상품도 판매한다. 관객들이 보고 듣는 것을 넘어 향기까지 느끼며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경험의 접점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작품은 작곡가 메리 핀스터러(Mary Finsterer)의 음악 안에서 '장인'과 '공주'라는 두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되어 오페라 극 전체를 끌고 나간다. 그동안 남성 중심의 사회 안에서 수동적 인물로 그려지던 오페라 문법에서 벗어나 이번 작품 속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히로인으로서, 장인이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로 등장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주 역을 맡은 소프라노 황수미는 "물과 시간에 갇혀 있던 공주가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이 오페라는, 현대적인 선율 속에서도 동양적인 이미지가 살아 있는 작품"이라며, "영어 오페라에 처음 도전하는 데다 세계 초연이라는 점에서 부담도 있지만, 그보다 설렘과 기대감이 앞선다.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장인 역의 메조소프라노 김정미는 "오페라 작품의 전통적인 여성 이미지를 넘어, 영웅적인 서사를 가진 캐릭터를 맡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라며, "음악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도전적인 작품이라 초연까지 열심히 갈고닦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예술의전당은 오페라 관람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할 다양한 부대행사를 준비했다. 오는 5월 8일 오후 7시에는 드라마터그 이단비의 해설로 예술의전당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한 프리렉처가 진행되며, 예술의전당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5일 오후 2시부터 모집을 시작한다.
세계 초연으로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영상화하여 추후 예술의전당 디지털 스테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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