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나이프’ 박병은. 사진ㅣ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이제는 배우라는 직업이 자랑스럽습니다.”
24년차 배우 박병은(47)이 이제서야 ‘배우’라는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됐다며 뿌듯해했다.
숱한 작품들로 하여금 박병은은 꾸준히 성장해왔고 이제는 어엿한 ‘명품 주연 배우’가 됐다.
박병은은 함께 연기를 펼친 배우 설경구, 박은빈을 칭찬하며 자신의 연기를 되돌아봤다. 그는 “설경구 선배는 정말 내가 가장 존경하고 좋아한 배우다. 오디션도 설경구 선배 나온 영화들 인물로 보여주곤 했다. 그중에서도 영화 ‘박하사탕’ 연기를 엄청 해왔었던 기억이 있다. 그랬던 내가 경구 선배와 함께 할 수 있는 건 꿈만 같은 일”이라며 함께 호흡한 소감을 전했다.
이날 박병은은 인터뷰 시작부터 끝까지 설경구의 칭찬을 곳곳에서 내뱉었다. 그는 “선배님 연기를 보며 ‘저 사람은 무슨 배우일까’ 충격을 받았었다. 지금 같은 작품에서 연기를 하고 오늘도 같은 공간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자체가 내겐 성덕(성공한 덕후)의 느낌”이라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진한 브로맨스 작품도 함께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이에 ‘설경구에게 함께 브로맨스 하자고 한 적 있나’라고 묻자 박병은은 “아직 안했다. 선배가 떠나갈까봐”라고 말을 흐려 웃음을 안겼다.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정세옥’(박은빈)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최덕희’(설경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다. 지난 9일 총 8부작으로 마무리됐다.
극 중 한현호로 분한 박병은은 대학병원 출신의 휴머니즘 신념 가득한 의사를 연기했다. 그는 정세옥의 수술 실력을 아까워하며 그 주변을 서성인다. 마취과 의사로서 정세옥을 돕는 결정적 인물이다.
섀도우 닥터로 살아가는 박은빈(세옥)의 불법 수술을 묵인하고 도와주면서도 박은빈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박은빈과 윤찬영(서영주)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며 그들을 이끌기도 하고, 뒤에서 뒷받침도 해주는 든든한 파트너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이퍼나이프’ 박병은. 사진ㅣ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지난 2000년 MBC 드라마 ‘신 귀공자’를 통해 데뷔한 박병은은 오랜 기간 무명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서게 됐다. 박병은은 “지금에서야 자랑스러운 내 직업이 됐다. 내 직업이 자랑스럽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거 같다”며 그간 쉽지 않았던 연기 생활을 짚었다. 다만 그는 그 시간들이 결코 힘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병은은 “사실 나는 무명일 때 힘들지 않았다. 수입적인 것을 떠나 단편, 독립 영화들을 정말 많이 찍었다. 그렇게 사는 것도 연기자로서 재미었고 영사실에서 나를 보는 시간들이 소중했다”고 소소한 행복을 추억했다.
박병은의 활약에 기뻐할 사람, 바로 그의 부모님이다. 박병은은 “부모님이 어디가서 아들에 대해 배우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랐다. 그 시간이 오래 걸린 거 같아 죄송하다. 지금은 주변 분들과 함께 내 작품을 보시는 모습들을 보면 참 뿌듯하고 너무 좋다”라며 “최근 영화 시사회 때도 지인들과 오셨었는데 식사 자리에 찾아가서 인사드리고 밥도 사드렸다. 좋아하시고 자랑스러워 하시는 모습에 나 역시 뿌듯했다”라고 효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러면서 박병은은 “이전엔 조금 쑥스러웠다. 나를 배우라고 소개하는 게 어려웠는데 이제는 너무나 자랑스럽다”라고 거듭 어필했다.
‘하이퍼나이프’를 통해 열연을 보여준 박병은은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탄금’에서도 활약을 예고한다. 배우 이재욱(홍랑)과 조보아(재이)의 친부이자 상단의 수장이며 자신의 야망을 위해 냉정한 선택을 이어가는 심열국 역으로 분해 또 한 번 색다른 얼굴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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