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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앞서간 비디오 아트 거장... '백남준 찾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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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앞서간 비디오 아트 거장... '백남준 찾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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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백남준 시점'과 '로봇드림'
백남준 조명한 전시 동시에 열려
獨 연구자 '백남준' 연구서 출간도
1984년 일본 NHK의 '일요미술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백남준.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1984년 일본 NHK의 '일요미술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백남준.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백남준의 거의 모든 것.’ 동시에 두 곳에서 마련된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 전시를 정의하면 이렇다. 경기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의 '전지적 백남준 시점'전은 비디오 아카이브를 통해 등장한 백남준이 직접 그의 작품을 설명한다. 세종문화회관의 '로봇드림: 백남준 팩토리 아카이브'에선 그의 작품 창작 과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전지적 백남준 시점'...육성으로 듣는 대표작

백남준의 '자석 TV'.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백남준의 '자석 TV'.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전지적 백남준 시점'전은 1960~1970년대 낯선 장르였던 비디오 아트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매체에 출연했던 백남준의 지난 인터뷰 영상을 편집해 배치했다. 센터가 소장한 2,285점의 아카이브 중 영상을 추렸다. 영상에서 백남준은 직접 그의 작품을 설명한다.

예컨대 1964년 제작한 '달은 가장 오래된 TV'에 대해 그는 영상에서 "시간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시간을 눈으로 보게 하고, 손으로 잡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설명한다. 전자빔의 흐름이 흐트러진 화면은 시간의 시각화를 의미한다. 전시된 작품 '자석TV'에서도 상대적인 시간의 개념이 드러난다. 백남준은 TV에 자석을 대고 움직이면서 내부 형광 물질과 전자빔이 충돌해 빛을 내는 영상을 만들었다. TV화면에는 여러 원색들이 일그러지고 요동친다. 전시는 내년 2월 22일까지.
백남준의 '천왕성'.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백남준의 '천왕성'.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로봇드림: 백남준 팩토리 아카이브'... 작업 과정

백남준과 마크 패츠폴이 공동 작업한 ‘삼원소를 위한 목업’. 세종문화회관 제공

백남준과 마크 패츠폴이 공동 작업한 ‘삼원소를 위한 목업’. 세종문화회관 제공


'로봇드림'전은 백남준이 로봇 조각을 만들었던 '백남준 팩토리'를 통해 그의 작업 과정을 들여다보는 자리다. 백남준의 작품 제작에 쓰인 연구 스케치, 설치도면, 사진을 오려 만든 목업, 사진, 영상 자료 300여 점과 판화 20여 점이 나왔다.

당시 백남준의 작품 제작을 조력했던 디자이너 겸 테크니션 마크 패츠폴과의 협업 과정도 돋보인다. 판화가였던 패츠폴은 1984~1999년 미국 오하이오주의 백남준 팩토리에서 다수의 비디오와 로봇 작품을 제작했다. 두 예술가가 협업한 첫 판화 모음집 'V-아이디어, 선험적'(1984)을 포함해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8명의 혁명가를 8개의 TV 조각으로 형상화한 시리즈를 판화로 제작한 '진화, 혁명, 결의'(1989) 등이 최초로 공개됐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백남준의 로봇 작품들은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탐구한 중요한 실험이었다"면서 "로봇이 일상이 된 현대 사회에서 백남준의 로봇이 갖는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27일까지.
백남준과 마크 패츠폴이 협업한 'V-아이디어, 선험적: 인생은 태엽이 없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백남준과 마크 패츠폴이 협업한 'V-아이디어, 선험적: 인생은 태엽이 없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백남준 예술세계 망라한 연구서 출간


백남준 연구서 '백남준: 오래된 것, 새로운 것'도 최근 출간됐다. 저자는 독일에 거주하며 백남준 연구에 천착해온 디터 다니엘스 독일 라이프치히 예술대학 교수. 백남준의 대표작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년)'이 지난해 40주년을 맞은 것을 기념해 비디오 아트의 출현에서 백남준 연구의 최근 담론까지를 망라했다.
백남준: 오래된 것, 새로운 것·디터 다니엘스 지음·도서출판 광장 발행·238쪽·2만7,000원

백남준: 오래된 것, 새로운 것·디터 다니엘스 지음·도서출판 광장 발행·238쪽·2만7,000원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