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껍질 그린 15cm 작품으로
‘산 자와 죽은 자의 공명’ 사유
수준 높은 애호가들 집결하는
아트오앤오 큐레이션 장점 커
‘산 자와 죽은 자의 공명’ 사유
수준 높은 애호가들 집결하는
아트오앤오 큐레이션 장점 커
기욤 술타나 대표 |
프랑스 갤러리 술타나는 이번 ‘아트오앤오 2025’에서 갈 쉰들러의 작품을 선보인다.
1993년생으로 런던에서 활동 중인 갈 쉰들러의 작품엔 미지의 바닷속 여러 종(種)과의 신비로운 연결성이 어렵지 않게 감지된다. 타원의 형태 안에 형형색색의 조개 껍질이 세밀하게 담겼는데, 이 조개들의 화려한 외형이 작품의 주안점은 아니다. 살아 있지 않은, ‘죽은 조개’란 점이 중요하다.
따지고 보면 조개는 이중적인 모순의 생물인데, 생명이 사라져도 형태는 보존되기 때문이다. 갈 쉰들러는 바로 그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갤러리 술타나를 이끄는 기욤 술타나 대표는 9일 서면 인터뷰에서 “갈 쉰들러의 작품에 나오는 조개는 죽었지만 삶의 기억을 지닌 존재들이다. 이는 산 자와 죽은 자, 존재와 부재의 공명이기도 하다”며 “갈 쉰들러의 작품은 매혹적이면서도 불안함을 지니고 있다. 그의 작품은 우리가 주변 세계와의 관계를 탐구하도록 이끈다”고 소개했다.
갈 쉰들러의 ‘All that I have inside’. [갤러리 술타나] |
작품에 새겨진 ‘정신’도 주목을 요하지만, 더 특이한 점은 갈 쉰들러가 조개를 그린 작품 두 점이 모두 가로 15cm, 세로 10cm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는 점이다. 작품이 컸다면 오히려 제약됐을 수밖에 없는 감동을 작은 미지의 세계를 창조함으로써 극대화한 것이다. 술타나 대표는 “우리는 ‘작은’ 작품들만 선보이고 있다. 가격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만큼 작다”며 웃었다.
갤러리 술타나는 아트오앤오를 ‘신중한 큐레이션의 장’이라고 호평한다. 그래서 작년에 이어 아트오앤오엥 다시 찾았다.
술타나 대표는 “아트오앤오는 미술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력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작품을 수집해 온 컬렉터(노재명 아트오앤오 대표)에 의해 기획됐다는 점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며 “신중하게 큐레이션돼 있고 특히 젊은 관객층이 많다는 점도 아트오앤오의 특징”이라고 평했다.
또 “수준 높은 애호가들이 찾아오기에 네트워킹과 판매 측면에서도 갤러리들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아트페어”라며 아트오앤오를 추켜세웠다.
이번 갤러리 술타나의 부스에선 갈 쉰들러와 함께 저스틴 피츠패트릭의 작품이 대거 전시된다.
1985년생 파리에서 활동하는 피츠패트릭의 조각 연작은 ‘힘줄 모양의 붉은 선’이 특징이다. 사람 신체 크기에 준하는 이 붉은 선은 일견 고딕적이고 기괴한데, 힘줄은 조각이 서 있는 공간을 결정한다. 술타나 대표는 “피츠패트릭의 작품은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과학, 형이상학적인 시, 신화, 다양한 원형적 인물 등을 통해 영감을 얻었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 술타나가 소개하는 작가들은 1990년대생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주를 이루는 것도 특징이다.
이번에는 1994년생으로 파리에 거주하는 마티아스 가르시아, 1993년생으로 브뤼셀에서 활동하는 소피 바린 등의 작품도 전시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술타나 대표는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에 “당신이 선택하는 그 작품이, 가장 주목해야 하는 바로 그 작품”이라며 농담했다.
매년 ‘프리즈 서울’이 개최되면서 한국 미술계는 서울을 중심으로 외연을 넓혀 왔다. 미술시장으로서 서울의 미래는 낙관적일까.
술타나 대표는 “한국은 젊은 관객층이 많고 동시대 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갤러리 술타나는 아시아의 젊은 컬렉터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홍콩과 서울에서 갤러리의 입지를 강화하고, 파리와의 문화적 대화를 더 활성화하는 게 갤러리 술타나의 목표”라고도 덧붙였다.
저스틴 피츠패트릭의 작품. [갤러리 술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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