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합작회사 통신대안평가의 대안신용평가모형 '이퀄'/그래픽=윤선정 |
KB국민은행에 이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통신 3사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신비 납부 기록을 보고 대출 연체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다. 통신 데이터를 활용하면 900점 이상 고신용자를 세분화하기 용이해져 '신용 인플레이션' 문제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통신대안평가'의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이퀄'(EQUAL) 도입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 통신대안평가는 통신 3사(SKT·KT·U+) 합작회사로, 통신 3사의 통신 데이터를 갖고 이퀄을 개발했다.
국민은행을 포함한 KB금융지주 5개 계열사는 이미 통신대안평가와 계약을 맺고 올해 상반기 안으로 이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도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보다 앞서 이퀄 도입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퀄은 은행이 대출 여부나 한도 등을 판단하는 데 보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스평가정보나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등을 통해 산출한 전통적인 형태의 신용점수는 대출을 내줄 때 그대로 활용하되, 이퀄을 돌려 나온 신용점수도 대안신용평가 결과로 참고하는 식이다.
은행은 통신비 미납이 대출 연체의 선행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통신 연체는 금융 연체보다 3~5개월 선행되는 경향이 있다. 통신비는 소액이라 현금흐름에 위기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미납되기 쉬운 지출 항목이어서다.
통신 데이터는 대안신용평가 지표로 흔히 활용되는 쇼핑·결제 데이터와 달리 연속성이 크다는 장점도 있다. 휴대전화는 대부분의 시민이 매일 사용하기 때문에 통신 데이터를 보면 차주의 현금흐름을 연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은행은 이퀄을 통해 차주의 자금관리 성향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의 가족결합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일수록 효율적으로 자금을 관리하려는 경향이 있어 연체 위험이 낮다고 판단하는 식이다.
대안신용평가모형에 대한 은행의 관심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900점 이상 신용점수를 가진 차주가 많아지면서 고신용자를 세분화할 새로운 지표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같은 900점 차주여도 이퀄 같은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신용점수를 낼 경우 연체 가능성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은행은 우량차주를 많이 확보해 연체율을 줄이고 우량차주는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받는 '윈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퀄을 이용하면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Thin Filer)에게도 대출이 가능해진다. 통신대안평가는 현재 통신 3사 데이터만 갖고 있으나 올해 알뜰폰 데이터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알뜰폰 데이터까지 확보되면 씬파일러 신용평가 도구로써 이퀄의 경쟁력은 더 커진다. 알뜰폰은 청소년·대학생 등 통신비를 아끼고 싶어하는 계층에서 많이 사용하는데, 청소년이나 대학생 등은 대표적인 씬파일러 집단이어서다.
통신대안평가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알뜰폰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통신 3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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