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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수익으로 나무 심는 검색 엔진, ‘에코시아’가 특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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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수익으로 나무 심는 검색 엔진, ‘에코시아’가 특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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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세계 최대의 검색 엔진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구글이 점점 더 AI 기반 결과에 의존한다는 점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변화였고, 그 와중에 유기적 검색 결과의 품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정적으로 미국 법무부는 구글이 독점 기업이라는 판결을 내렸고, 최근 그 입장을 더욱 강화했다.


이런 점에서 점점 더 많은 사용자가 구글에 실망하고 대안을 찾기 시작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중 필자의 눈에 들어온 건 에코시아(Ecosia)였다. 검색할 때마다 기후 변화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친환경적인 검색 엔진이라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에코시아가 특별한 이유


2009년 에코시아 CEO 크리스티안 크롤이 전 세계를 여행하던 중 산림 파괴의 심각성을 목격하고 무언가 행동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에코시아의 가장 큰 특징은 광고 수익을 나무 심기 프로젝트에 투입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검색 엔진으로 시작했지만, 에코시아는 이후 몇 가지 제품을 추가로 선보이며 영역을 확장했다. 대표적인 예로 크로미움 기반 웹 브라우저인 ‘에코시아 브라우저(Ecosia Browser)’, 오픈AI의 API를 기반으로 한 AI 챗봇 ‘에코시아 챗(Ecosia Chat)’, 쇼핑할 때마다 나무를 심는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 ‘프리트리(Freetree)’ 등이 있다.


Dave Parrack / Foundry

Dave Parrack / Foundry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에코시아는 비영리 기술 기업으로서 모든 수익을 지구 환경 개선에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웹 검색을 나무를 심고 보호하는 기회로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재생 농업 확대, 재생 에너지 투자, 기후 변화 대응 등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에코시아는 공정성과 포용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비콥(B Corp) 인증 기업이다. 비콥은 이윤만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며 선한 영향력을 추구하는 기업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또한 에코시아는 스튜어드 소유(steward-owned)라는 구조를 가진 기업이다. 이는 외부에 매각되거나 단순한 이윤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보호된 기업 형태라는 의미다.


기술과 윤리가 만난 검색 엔진


에코시아는 운영비와 자사 제품 개발비 등 자체 비용을 충당한 뒤, 남은 모든 수익을 지구를 위한 활동에 사용한다. 약 80%는 나무를 심고 보호하는 데 사용하며, 나머지 20%는 풀뿌리 기반의 지역 친환경 운동 등 커뮤니티 주도의 ‘녹색’ 활동에 투자한다.


구글이나 빙 같은 기존의 검색 엔진 대신 에코시아를 선택한 사용자 덕분에 심은 나무는 이미 수억 그루에 달한다. 하지만 에코시아의 활동은 단순히 나무 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에코시아는 자사 서버를 재생 에너지로 운영하기 위해 태양광 패널에의존하며, 2020년 기준으로 자체 소비량의 2배에 달하는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Ecosia

Ecosia


이런 모든 활동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바로 투명성에 대한 확고한 태도다. 에코시아는 매달 수익 구조, 자금 사용처, 국가별 영향 등을 상세히 공개하는 재무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행한다. 에코시아가 벌어들인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기술 기업은 폐쇄적이고 수익을 최우선으로 삼을 뿐 아니라, 서비스 운영에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한다. 때문에 에코시아의 행보가 더욱 신선하게 느껴진다. 에코시아는 기존 기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하면서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에코시아 시작하기


에코시아 검색 엔진을 사용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웹 브라우저에서 ecosia.org로 이동해 구글처럼 검색어를 입력하면 된다. 화면 구성도 익숙해서 구글을 써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웹 검색하기…(Search the web…)”라고 적힌 검색창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Dave Parrack / Found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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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시아 검색 엔진은 마이크로소프트 빙과 구글의 검색 결과(및 광고)를 함께 제공한다. 두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실제 어떤 쪽의 검색 결과가 표시되는지는 사용자의 위치, 기기, 쿠키 설정 등에 따라 달라진다.


에코시아 웹사이트 오른쪽 상단의 햄버거 메뉴를 클릭한 뒤, ‘검색(Search) → 설정(Settings)’으로 들어가면 사용할 수 있는 검색 업체를 확인할 수 있다. ‘선호하는 검색 제공자(Preferred search provider)’ 항목에서 구글과 빙이 모두 사용 가능하다면, 원하는 쪽을 직접 선택하거나 ‘없음(No preference)’으로 설정할 수 있다.


Dave Parrack / Found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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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에코시아 브라우저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브라우저는 불필요한 요소를 줄인 간단한 형태로, 에코시아 검색 기능이 기본으로 내장돼 검색할 때마다 ecosia.org에 접속할 필요 없다.


에코시아 챗과 프리트리


AI 챗봇과 대화하고 싶다면 에코시아 챗, 온라인 쇼핑을 하면서 나무를 심고 싶다면 프리트리 확장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이 2가지 도구도 에코시아의 친환경 철학을 실천하는 데 유용한 방식이다.


에코시아 챗
Dave Parrack / Found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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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시아 챗은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와 같은 LLM 기반 AI 챗봇이다.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일상적인 작업을 도와주며, 콘텐츠를 창작할 때 가이드 역할을 한다.


에코시아 챗(Ecosia Chat)은 백엔드에서 챗GPT를 기반으로 작동하지만, 사용자의 질문이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다만 입력한 질문은 처리를 위해 오픈AI로 전송되며, 이 데이터는 최대 30일 동안 오픈AI에 보관된다.


생성형 AI가 응답을 생성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만, 에코시아는 자사의 챗봇이 “에코시아의 전체 탄소 발자국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프리트리
Dave Parrack / Found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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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트리는 에코시아의 제휴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자동으로 나무를 심어주는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이다. 한 번 설치해 두면 따로 할 일은 없다. 제휴 온라인 스토어에서 쇼핑하면 프리트리가 자동으로 인식한다.


기본적으로 에코시아는 제휴 마케팅 방식으로 프리트리를 운영한다. 사용자가 프리트리를 통해 제휴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해당 스토어는 에코시아에 소정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에코시아는 검색 엔진과 마찬가지로 이 수익을 나무 심기와 기후 행동 관련 프로젝트에 사용한다.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


에코시아의 이름은 몇 년 전부터 들어왔지만 실제로 사용해 본 건 몇 달 전이 처음이었다. 그 이후로 에코시아 검색 엔진과 웹 브라우저를 자주 사용했다. 가끔은 다시 구글로 돌아가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에코시아는 꽤 괜찮은 서비스다.


에코시아를 쓰다 보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확신이 든다. 물론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도 좋은 목적으로 기부를 하기는 하지만, 그들의 핵심 목표는 결국 막대한 수익 창출에 있다. 에코시아는 그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Dave Parrack / Found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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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시아로 검색 엔진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설정 메뉴를 꼭 한번 살펴보고 자신에게 맞게 조정해 보길 권하고 싶다. 예를 들어, 필자는 검색 지역을 영국에서 ‘모든 지역(All Regions)’으로 변경했고 기본적으로 꺼져 있는 ‘개인화 검색 결과(Personalized search results)’ 기능도 활성화했다. 이렇게 약간만 손봐도 훨씬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에코시아 브라우저에서는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낸 간결한 인터페이스가 꽤 마음에 든다. 평소에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주로 사용하는데, 가끔은 화면이 복잡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업무 중에는 크롬의 다양한 기능이 필요하지만, 좀 더 편안하고 가볍게 웹서핑을 즐기고 싶을 때는 에코시아 브라우저를 사용한다.


Dave Parrack / Found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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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하게 되는 웹 검색 활동이 실제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뿌듯하게 느껴진다. 적어도 구글로 검색하는 것보다는 훨씬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후 변화, 산림 파괴, 재생 에너지 같은 문제에 관심이 없다면 에코시아가 왜 존재하는지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고,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을 하고 싶다면 에코시아는 충분히 사용할 가치가 있는 서비스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Dave Parrack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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