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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전히 "한국이 미국보다 높은 관세 부과"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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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전히 "한국이 미국보다 높은 관세 부과"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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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때 설명했지만… "한국의 최혜국 관세는 미국의 4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 관세 부과 발표 행사 중 무역 장벽 연례 보고서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 관세 부과 발표 행사 중 무역 장벽 연례 보고서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 관세를 발표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이 여전히 미국보다 높은 관세를 자국에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관세 정책 관련 브리핑에서 "다른 나라들이 미국보다 2~4배 높은 최혜국 대우(MFN)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미국의 MFN은 3.5%다. 인도는 15%, 한국은 13%, 베트남은 거의 10%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비(非)관세장벽이다. 그들은 소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같은 우리의 많은 농산물을 전면 금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주장은 현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최혜국 대우 실행세율은 지난해 기준 한국이 13.4%로 미국(3.3%)보다 약 4배다. 최혜국 대우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국가가 특별한 이유 없이 다른 나라에 차별적으로 적용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이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과 2007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기 때문에 미국에 MFN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다. 한국 정부는 최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방미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에게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을 바꾸지 못한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또 "전 세계가 우리한테 처벌(적으로 부과)하는 더 높은 관세도 나쁘지만, 더 높은 비관세장벽이 더 심하다"며 "환율 조작, 부가가치세(VAT) 왜곡, 덤핑과 수출 보조금, 징벌적인 기술 장벽, 말도 안 되는 농산물 제약, 노동력 착취, 오염 피난처, 광범위한 위조와 지식재산권 도용"을 언급했다.

또 다른 고위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거론, "대통령은 반도체, 의약품과 핵심 광물에 대해 비슷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