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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특혜' 광물협정, 우크라 EU가입 영향줄수도…경쟁법 위반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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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EU 가입 위태롭게 하는 협정은 수용 불가"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새롭게 제시한 광물협정 초안이 공개되면서 현실화 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광물협정 초안에 미국 기업에 일방적인 특혜를 주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EU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싱크탱크인 유럽정책센터(EPC)의 스비트라나 타란 연구원은 "(초안은) 미국 기업에 법적으로 보장된 '우선 제안권'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어 모든 경제 주체에게 평등하며 공정한 시장 접근권을 보장하는 EU 경쟁법과 단일시장 규칙과 모순된다"고 설명했다.

타란 연구원은 EU 법에 따라 "공개입찰 시에는 EU 기업과 미국 기업이 동등한 조건으로 참여하고 경쟁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U 가입 후보국인 우크라이나가 정식 회원국으로 합류하기 위해서는 여러 개혁 조치를 이행해야 하며, 공정한 단일시장 규정 준수도 요건 중 하나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3일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광물협정 새 초안에서 '재건투자기금'을 신설해 우크라이나 천연자원에 대한 광범위한 통제권을 미국에 부여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우크라이나 자원에서 발생하는 미래 수익을 공동 관리할 재건투자기금 이사회 이사 5인 중 3인을 미국에서 선정하자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실질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이뤄지는 신규 천연자원 사업과 관련한 결정권을 쥐게 된다.

또 기금 이사회에서 신규 프로젝트 불허 결정이 나는 경우에는 우크라이나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당사자에 사업 제안을 할 수 없도록 했다.

EU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파울라 핀호 EU 집행위원회 수석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 먼저라면서 확정 시 협정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협정 합의는 우크라이나와 EU 관계, 특히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의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도 EU 가입이 장기적 안전보장을 위한 주된 목표인 만큼, 향후 미국과 세부 조항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으로부터 새 광물협정 초안을 받은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이전에 논의되지 않았던 조항과, 양쪽에 의해 이미 거부된 일부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헌법은 우리의 경로가 EU를 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면서 "EU 가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것(협정)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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