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그리젤다 폴록 '메리 커샛, 현대 여성을 그린 화가'
메리 커샛(1845~1926). 미국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했던 인상주의 화가다. 1904년 영국의 미술비평가 윈포드 듀허스트가 "메리 커샛은 초기 인상파에 포함돼야 한다"고 당연하게 언급했지만 20세기 미술사에서 지워졌던 여성 예술가다.
그리젤다 폴록 영국 리즈대 미술사학과 명예교수가 쓴 '메리 커샛, 현대 여성을 그린 화가'는 커샛에 관한 가장 뛰어난 비평서다. 저자는 페미니즘 미술사와 문화분석 분야에서 쌓은 업적으로 2020년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홀베르상을 받았다.
1979년부터 커샛의 작품에 관한 글을 써온 저자는 "아직까지도 상당히 많은 여성 예술가들이 현대 예술의 공동 창조자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 예술가와 남성 예술가 사이의 불균형과 그로 인한 오해도 여전하다"고 꼬집는다. "전형적으로 '여성적인' 작품, '다과와 옷, 아이 방'을 그린 작품"으로만 무시를 당했던 커샛이 대표적.
그리젤다 폴록 '메리 커샛, 현대 여성을 그린 화가'
메리 커샛의 '어머니와 아이'(1880년작). 에이치비 프레스 제공 |
메리 커샛(1845~1926). 미국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했던 인상주의 화가다. 1904년 영국의 미술비평가 윈포드 듀허스트가 "메리 커샛은 초기 인상파에 포함돼야 한다"고 당연하게 언급했지만 20세기 미술사에서 지워졌던 여성 예술가다.
그리젤다 폴록 영국 리즈대 미술사학과 명예교수가 쓴 '메리 커샛, 현대 여성을 그린 화가'는 커샛에 관한 가장 뛰어난 비평서다. 저자는 페미니즘 미술사와 문화분석 분야에서 쌓은 업적으로 2020년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홀베르상을 받았다.
1979년부터 커샛의 작품에 관한 글을 써온 저자는 "아직까지도 상당히 많은 여성 예술가들이 현대 예술의 공동 창조자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 예술가와 남성 예술가 사이의 불균형과 그로 인한 오해도 여전하다"고 꼬집는다. "전형적으로 '여성적인' 작품, '다과와 옷, 아이 방'을 그린 작품"으로만 무시를 당했던 커샛이 대표적.
책은 평가 절하됐던 커샛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한다. 프랑스의 인상파 거장 에드가 드가(1834~1917)가 발레리나와 성매매 여성, 세탁부 등의 삶을 캔버스 위에 재현한 것처럼, 커샛이 아이와 어머니, 보모를 통해 사회적·역사적 관점에서 현대성을 다루는 지점을 책은 짚는다. 아이들과의 친밀한 순간처럼 공적·사적 공간에서 일어나는 여성들의 미묘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그려낸 데 주목하면서다. 커샛이 여성의 지적·창조적·정치적 해방을 당당히 주장했던 면모도 담았다.
책은 1998년 초판 발행 이후 20여 년 만에 나온 개정판이다. 한국에선 첫선을 보인다. 새로운 서문이 붙었고, 190점의 컬러 도판이 보강돼 볼 만하다.
메리 커샛, 현대 여성을 그린 화가·그리젤다 폴록 지음·강경이 옮김·에이치비 프레스 발행·320쪽·2만7,000원 |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