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거리 사진에 "해외 입국 심사 통과" 표현
극우 사이트 문구... "지역감정 조장" 비판 ↑
포항 "올 시즌 광주FC와의 홈경기 출입 금지"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구단이 ‘광주 비하’ 게시물을 온라인에 올린 팬들을 상대로 “올 시즌 광주시민프로축구단(이하 광주FC)과의 포항 홈경기 출입을 금지하겠다”는 극약 처방을 27일 내놨다. 이종하 포항 스틸러스 단장도 이 사안과 관련, “어린 친구들의 즉흥적 행동”이라는 옹호 발언을 한 데 대해 사과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지문을 통해 “3월 22일 포항 서포터스 특정 소모임이 일으킨 광주 지역 비하 게시물 온라인 게시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까움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25일 광주FC에서 보낸 공문을 수신한 후 대회 규정 및 타 구단 사례 검토, 연맹 질의, 사건 당사자 확인, 광주FC와의 소통 등 일련의 절차를 진행했고 27일 광주FC에 공문을 회신하면서 최종적으로 다음 조치를 결정했다”며 당사자 2명에 대해 ‘2025 시즌 포항 홈경기장에서 열리는 광주FC와의 경기 출입 금지’를 취한다고 공표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광주FC와 포항 스틸러스 경기 전후에 불거졌다. 포항 스틸러스 서포터스인 ‘울트라스 레반테’ 소속 팬 일부가 자신의 SNS 계정에 포항 구단의 광주 원정경기를 ‘해외 원정’이라고 표현한 게시물을 수차례 올린 것이다. 해당 팬들은 광주광역시와 중국 광저우시 간 자매결연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한 광주 내 도로명 ‘광저우로’의 표지판 사진을 게시하며 ‘해외 입국 심사통과’ 문구를 덧입혔다. 경기 전날 밤 식당 사진에는 ‘해외원정 전야제’라고 적기도 했다.
극우 사이트 문구... "지역감정 조장" 비판 ↑
포항 "올 시즌 광주FC와의 홈경기 출입 금지"
프로축구단 포항 스틸러스의 한 팬이 22일 광주에서 열린 광주FC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광주로 응원을 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광주시와 중국 광저우시 간 자매결연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한 도로명인 '광저우로' 표지판 위치에 붉은색 원을 그린 뒤 '해외 입국심사 통과'라는 문구를 삽입해 '광주 비하' 논란이 일었다. 인스타그램 캡처 |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구단이 ‘광주 비하’ 게시물을 온라인에 올린 팬들을 상대로 “올 시즌 광주시민프로축구단(이하 광주FC)과의 포항 홈경기 출입을 금지하겠다”는 극약 처방을 27일 내놨다. 이종하 포항 스틸러스 단장도 이 사안과 관련, “어린 친구들의 즉흥적 행동”이라는 옹호 발언을 한 데 대해 사과했다.
포항 "광주 비하 게시물 사건에 유감"
포항 스틸러스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지문을 통해 “3월 22일 포항 서포터스 특정 소모임이 일으킨 광주 지역 비하 게시물 온라인 게시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까움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25일 광주FC에서 보낸 공문을 수신한 후 대회 규정 및 타 구단 사례 검토, 연맹 질의, 사건 당사자 확인, 광주FC와의 소통 등 일련의 절차를 진행했고 27일 광주FC에 공문을 회신하면서 최종적으로 다음 조치를 결정했다”며 당사자 2명에 대해 ‘2025 시즌 포항 홈경기장에서 열리는 광주FC와의 경기 출입 금지’를 취한다고 공표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광주FC와 포항 스틸러스 경기 전후에 불거졌다. 포항 스틸러스 서포터스인 ‘울트라스 레반테’ 소속 팬 일부가 자신의 SNS 계정에 포항 구단의 광주 원정경기를 ‘해외 원정’이라고 표현한 게시물을 수차례 올린 것이다. 해당 팬들은 광주광역시와 중국 광저우시 간 자매결연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한 광주 내 도로명 ‘광저우로’의 표지판 사진을 게시하며 ‘해외 입국 심사통과’ 문구를 덧입혔다. 경기 전날 밤 식당 사진에는 ‘해외원정 전야제’라고 적기도 했다.
이른바 '광주 비하' 게시물 사건과 관련해 27일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포항 스틸러스 구단의 입장문(왼쪽 사진)과 이종하 포항 스틸러스 단장의 사과문. 포항 스틸러스 인스타그램 캡처 |
문제는 ‘광주=다른 나라’ 표현이 일간베스트(일베) 등 극우 성향 온라인 사이트에서 광주를 비하할 때 쓰이는 문구라는 점이다. 더욱이 울트라스 레반떼가 해당 게시물을 공식 계정에 재공유하면서 지역 비하 논란은 더 커졌다. 울트라스 레반떼 측은 “광주 원정을 해외 원정으로 표현해 불편을 느끼신 광주FC 팬과 광주 시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몸을 낮췄다.
"어린 친구들 행동" 감쌌던 포항 단장도 '사과'
하지만 프로축구 광주FC와 광주시는 25일 “광주를 비하한 일부 팬에 대해 (광주 경기장) 영구 출입금지를 하겠다는 공문을 포항 스틸러스 구단에 보냈다”고 밝혔다. 일부 팬의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중대 사안’으로 본 것이다. 광주FC는 포항 스틸러스의 공식 사과와 철저한 조사, 재발 방지 대책도 촉구했다. 프로축구 연맹에도 “경기장 밖에서 발생한 팬들의 부적절한 행위를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공개된 포항 스틸러스의 입장문은 광주FC 측 요구를 적극 수용한 것이다. ‘포항에서 열리는 광주FC와의 경기에도 (광주 비하 게시물을 올린 사람들의) 출입을 막아 달라’는 요청에 응답한 셈이다.
이와 별개로 이 단장도 개인 명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앞서 그는 이 사건 관련 언론 인터뷰에서 “어린 친구들의 즉흥적인 행동”이라며 감싸는 듯한 언급을 해 논란을 키웠는데, 이날 사과문을 내고 “구단을 대표하는 단장으로서 사건 정황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발언했다. (광주) 비하 게시물로 상처받으신 광주 시민, 광주FC 구성원과 팬분들의 마음을 한 번 더 다치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저의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포항 팬분들께도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부연했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