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생 ‘등록 찬성’ 66%…미복귀 의대생 ‘집단 제적’ 초읽기

“미등록 휴학 투쟁 다수 동의 못 얻어…등록 후 방향 논의”

고려의대, 복학 상담 신청 이어져

연세의대, ‘선 등록, 후 휴학’ 방식 선회

의대, 막판 설득 총력전…“용기 내 부디 복귀하길”

고려대 의과대학의 한 실험실이 텅 비어있다. 곽경근 대기자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들이 자체 투표를 실시한 결과 등록에 찬성한 비율이 66%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등록 휴학 상태로 대정부 투쟁을 이어나가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 의정갈등 대응TF’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전체 학년 휴학계 제출자를 대상으로 투쟁 방식과 관련한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응답자 607명 중 등록에 찬성하는 비율은 65.7%(399명)로 집계됐다. 휴학을 계속하겠다는 응답은 34.3%(208명)에 그쳤다.

TF는 “다수의 서울의대 휴학생이 미등록 휴학의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나가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등록 후 투쟁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후 2시까지 복학원 제출과 수강 신청을 통해 등록 절차를 마무리하길 바란다”면서 “등록 후 투쟁 방향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이른 시일 안에 안내하겠다”고 공지했다.

서울의대는 교육의 질과 학사관리 원칙을 유지하면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27일로 설정하며 이후에는 추가적인 교육과정 편성이 없을 것이라고 안내한 바 있다. 서울의대는 오는 31일부터 학사 일정을 진행하되 첫 1~2주는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의대 학생들이 등록 후 휴학 방침을 세운 만큼 다른 의대에서도 28일 전에 추가 등록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최근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의대생 복학 움직임이 커지면서 투쟁 방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25일 고려의대 전 학생 대표 5명은 “복학생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 뒤로 제적 대상 학생의 복학 상담 신청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의대는 28일로 예정된 최종 제적 처분을 앞두고 지난 25일 오후부터 제적·복학 관련 면담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연세의대 학생들은 일단 등록한 후 휴학하는 방식으로 투쟁 방향을 전환하기로 했다. 연세의대는 지난 21일 등록을 마감했다. 28일 미등록생에 대한 제적 처리가 이뤄진다. 최재영 연세의대 학장은 26일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소중한 목소리를 듣겠다”며 “27일까지 학장실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했다.

의대 교수들은 학생 복귀를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서울의대 학장단은 25일 ‘학생 여러분과 학부모님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난 1년 간 겪은 모든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고민이 의미 있는 변화로 승화될 수 있도록 용기를 내어 부디 복귀하길 간절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대 교수회도 의대생에게 보낸 서한에서 “복귀 문제는 우리 의료의 미래와 직결된 중요한 사안이 됐다”면서 “하루빨리 교정에서 다시 만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