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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박성웅과 이수경이 연극 '랑데부'를 택했다.
예술의 전당과 더그레이트쇼, 옐로밤이 공동 주최하는 연극 '랑데부'가 오는 4월 5일부터 5월 11일 서울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LG아트센터서울에서의 초연 이후 더욱 완성도를 높인 이번 공연은 자유소극장의 공간적 가능성을 극대화한 혁신적인 무대 연출과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픈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기만의 법칙에 스스로 가둬버린 태섭 역은 서로 다른 매력으로 태섭을 연기해 초연을 성공적으로 이끈 배우 박성웅,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를 시작으로 연극 장르까지 스펙트럼을 확장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배우 최민호가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연극 '햄릿' '아트' '택시 드리벌' '풀 포 러브', 뮤지컬 '시카고' 등의 20년 경력 베테랑 배우 박건형도 태섭 역으로 합류했다.
또 이번 공연은 블랙박스형 극장인 자유소극장의 가변적 특성을 극대화한 대담한 무대 구성을 선보인다. 패션쇼 런웨이를 연상시키는 직사각형의 긴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관객석을 배치하는 파격적인 구성으로, 극장의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다. 특히 무대에 설치되는 트레드밀은 두 인물의 심리적 거리감을 물리적으로 형상화하는 독특한 장치로 활용되고, 무대 위 단 두 명의 배우는 퇴장 없이 100분 동안 극을 이끌어간다. 작가이자 연출인 김정한은 "가까워졌다가 다시 멀어지기도 하면서 쉽사리 거리를 좁히지 못하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이자 대결 이야기를 직선적인 미장센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관객들은 마치 펜싱 경기장의 양 측에서 경기를 지켜보듯 두 인물의 심리적 대결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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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의 또 하나의 주요 관람 포인트는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백'에 있다. 방백은 등장인물이 말하지만 무대 위의 다른 인물에게는 들리지 않고 관객들만 들을 수 있는 약속된 대사를 말한다. 두 인물이 가까워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복잡한 내면의 감정을 방백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한다. 두 인물이 서로 닿을 듯 말 듯 자신의 감정을 숨기면서도 드러내며 춤추는 장면이 인상적인데, 이는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물체들이 조심스럽게 도킹하는 것을 떠오르게 한다.
김정한 연출은 미국과 영국에서 실험극부터 셰익스피어, 상업 뮤지컬까지 폭넓은 작품을 선보여온 아방가르드 연출가로 손꼽힌다. 김정한 연출은 "우리가 달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데 갈 수 없는 것처럼,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어 노력하지만 그러지 못한 경험은 살면서 누구나 다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 이별 이야기라 규정지을 수 없는, 삶에 대한 고찰이라 말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로켓 개발에 매진하는 과학자와 춤을 통해 자유를 찾는 짜장면집 딸의 특별한 만남을 그린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중력이라는 물리적 법칙을 거스르며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자유소극장의 새로운 시도와 맞물려 한층 더 깊이 있는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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