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토)

한국은 잔칫날 토종 선발 0명인데... 미·일 야구는 일본 투수 풍년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계속 벌어지는 한일 야구 마운드 격차
KBO리그 개막전 국내 선발 실종
MLB는 나흘 연속 일본인 투수 등판
NPB는 12개 팀 전원 자국 선발 예고

LA 다저스의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메이저리그 개막전 도쿄시리즈에서 역투를 하고 있다. 올해 빅리그에는 일본인 투수들이 28일 미국 본토 개막전부터 차례로 나흘 연속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반면 한국인 빅리거 투수는 한 명도 없다.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일 야구의 마운드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는 지난 22일 개막전 잔칫날에 상징적인 각 팀의 선발 투수 10명이 모두 외국인으로 채워진 반면 일본프로야구(NPB)는 오는 28일 개막전에 12개 팀이 전부 자국 투수를 선발로 점찍었다. 아울러 세계 최고 무대인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한국인 빅리거 투수는 류현진(한화) 이후 자취를 감췄고, 일본인 빅리거 투수는 본토 개막부터 줄줄이 출격해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LA 에인절스의 개막전 선발로 예고된 기쿠치 유세이. 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25시즌 MLB 본토 개막전에 앞서 열린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의 '도쿄시리즈' 2연전은 국내 야구 팬들에게 부러움, 그 자체였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 오타니 쇼헤이는 차치하더라도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이상 LA 다저스),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등 무려 세 명이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28일(한국시간) 막을 올리는 미국 본토 개막 때도 나흘 연속 일본인 투수의 선발 등판이 예고됐다. 25일 일본 스포니치에 따르면 28일 LA 에인절스의 기쿠치 유세이가 개막전 선발로 나서고 29일 야마모토, 30일 사사키와 이마나가가 등판한다. 볼티모어의 스가노 도모유키는 30일 또는 31일 등판이 예상된다. 스포니치는 "스가노가 31일에 던지면 일본인 투수가 나흘 연속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는 호화로운 개막이 된다"고 전했다.

NPB 개막전에서는 외국인 선발을 볼 수가 없다. 그만큼 외국인 투수와 견줘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자국 투수가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팀 요코하마는 주니치와 개막전에 이마나가의 뒤를 잇는 좌완 아즈마 가쓰키를 내보낸다. 팀에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출신 트레버 바우어가 있지만 구단의 선택은 자국 투수였다. 또 소프트뱅크는 지난 시즌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찍은 외국인 투수 리반 모이넬로 대신 아리하라 고헤이를 개막전 선발로 예고했다.

염경엽 LG 감독이 내년 개막전 선발로 키우겠다고 예고한 손주영이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과 달리 한국 야구는 류현진, 김광현(SSG), 양현종(KIA)의 뒤를 잇는 확실한 선발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미 외국인 투수들이 팀의 1, 2선발 자리를 차지한 지 오래됐고, 올해는 2017년 개막전 이후 8년 만에 토종 선발이 실종됐다.

김광현은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취재진과 만나 "국내 선수로서 조금 창피한 일"이라며 "자존심이 상한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사령탑도 개막전의 상징성을 고려해 선발을 국내 투수로 기용하고 싶지만 당장의 승리가 우선이라 실력이 더 좋은 외국인 투수를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수도권 팀 A감독은 "현실적인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1선발을 맡을 국내 투수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물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개막 전 부상으로 이탈한 2024시즌 공동 다승왕 원태인(삼성)과 곽빈(두산)이 올해 더 성장하고,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 문동주(한화)도 부활한다면 내년 개막전 선발을 꿰찰 수 있다. 또 개막 이튿날인 23일 롯데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손주영(LG)도 후보군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내년 개막전 선발로 키우기 위해 손주영을 2선발로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