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일대에서 막힌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트랙터가 경찰 버스로 막혀 있다. 지난 21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관저로 향하던 전농 회원과 트랙터 30여대와 화물차 50여대가 서초구 남태령 일대에서 가로막혀 시민들과 함께 밤새 대치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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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오는 25일 예고한 ‘윤석열 즉각 파면 전봉준 투쟁단 트랙터 시위’(트랙터 시위)에 대해 행진 제한 통고를 한 경찰이 그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선고를 앞두고 높아진 긴장도와 탄핵 반대 단체와의 충돌 우려를 들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위협 수위가 높아지는 데 따라 경찰은 관련 수사에도 고삐를 조이고 있다.
24일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전날 트랙터 시위에 대해 제한 통고를 한 데 대해 “헌재선고를 앞두고 긴장도가 높아졌고 찬반 단체 간의 갈등이나 마찰 우려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트랙터 시위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고 반대편 단체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용인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있어 충돌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늦어지는 헌재 선고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반대 단체의 ‘맞불집회 우려’를 제한 통고 이유로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갤러리 등에 트랙터 시위를 비난하며 이를 막겠다는 글을 올리거나, 남태령 주변에 집회 신고를 내며 맞불 집회를 예고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트랙터 시위 과정에서 시민과 연대의 장면을 만들었던 전농은 25일 다시 한 번 트랙터 행진에 나설 뜻을 밝힌 바 있다. 트랙터 20대와 1t 트럭 50대가 모여 오후 2시 서울 남태령에서 집회를 연 뒤, 오후 3시부터 2시간여에 걸쳐 ‘범시민 대행진’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동십자각 방면으로 진입할 계획이었다. 이에 경찰은 사람의 행진은 허용하되, 트랙터와 트럭의 진입은 막는 제한 통고를 했다. 전농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이날 법원에 경찰 조처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박 직무대리는 “(집행정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진다면)법원 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매우 안전하게 마찰이 없는 시위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관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위협 수위가 높아지는 데 따라 경찰도 긴장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박 직무대리는 “서부지법 협박글 137개, 헌법재판소 협박 글 91개, 헌법재판관 협박 7건, 가짜뉴스 6건 등을 수사하고 있다”며 “헌재 자유게시판 매크로 조작과 관련해서도 73만건의 게시글 기록을 받아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유튜버들이 수사 중에도 반복해서 협박이나 폭행 등을 저지르는 데 대해 “(그런 행위에 대해)건건이 다 모니터링 하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 자료에 다 포함 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경찰 질서유지선을 손괴하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을 겨냥한 살인 예고 글, 분신 예고 글 등을 올린 유튜버 유아무개씨는 경찰 수사 도중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혐의로 또다시 체포됐다. 경찰은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협박이나 위협을 모니터링 하고 첩보를 수집하기 위해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에 1개 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헌재 주변의 물리적 폭행을 막기 위한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헌재 앞 도보를 통제하고 있는 경찰은 선고 당일을 전후해선 반경 100m를 진공상태로 만들 뜻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다만 지난 20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계란을 투척한 용의자는 이날까지 특정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현장에서 목격됐다면 바로 현행범 체포를 했을 텐데 정확히 목격한 사람이 없다”고 했다. 경찰은 계란 투척 용의자를 쫓기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에 수사전담팀을 설치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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