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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를 애타게 찾는 게이머와 AI 미니 PC를 만드는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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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를 애타게 찾는 게이머와 AI 미니 PC를 만드는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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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에 이래라저래라 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엔비디아, 당신네 회사의 주력 상품이 그래픽카드라는 건 알고 있나? 25년도 전부터 사람들이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판매해 온, 덩치가 크고 속도가 빠른 장치, 지포스 말이다. 하지만 최근 뉴스를 보면, 엔비디아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아닌 것 같다.


엔비디아가 설계한 새로운 Arm 데스크톱


유통 재앙을 불러온 그래픽카드 출시로 게이머에게 수개월 간의 좌절감을 안겨준 후,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자사 GPU 기술 컨퍼런스 연단에 올랐다. 불평하자면, 이제 엔비디아는 이 행사의 올해 비중을 조정해 “AI 컨퍼런스”로 내세웠다. 따라서 2시간 동안 진행되는 기조 연설에서 AI 컴퓨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젠슨 황이 엔비디아의 새로운 데스크톱 컴퓨터를 칭찬하는 것을 보고는 기분이 조금 상했다. 이 컴퓨터는 AI 업계와 개인에게 직접 판매될 예정이다. DGX 스파크(Spark) 미니 PC와 DGX 스테이션(Station) 데스크톱은 새로운 그레이스 블랙웰 AI 중심 GPU를 기반으로 한다. 이런 종류의 구성은 이전에는 데이터센터 하드웨어에서만 가능했다. 더 상위 기종인 DGX 스테이션의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더 작은 스파크 모델은 블랙웰 GPU와 맞춤형 Arm CPU를 탑재한다.


엔비디아 DGX 스파크와 DGX 스테이션 데스크톱 AI PC


Nvidia


최대 128GB의 메모리와 4TB의 저장 용량을 탑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은 기존의 데스크톱 컴퓨터에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3,000달러의 선주문 가격으로, 구매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엔비디아는 DGX 스파크와 DGX 스테이션을 로컬 AI 모델을 실행하기 위한 올인원 솔루션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연구자, 데이터 과학자, 로봇 개발자, 학생”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에이수스, 벡스, 델, HP, 람다, 슈퍼마이크로와 협력해 올해 말에 두 가지 데스크톱을 제조 및 판매할 예정이다.


그래픽카드를 판매하는 엔비디아는 어디에?


다시 말하지만, 엔비디아가 PC용 게임 칩을 넘어 다른 시장으로 진출하거나, 심지어 게임 시장 전체를 넘어서는 것은 불법이거나 심지어 불쾌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10여 년 전에 스마트폰 시장을 포기한 엔비디아가 닌텐도 스위치에 테그라 모바일 칩을 탑재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리고 엔비디아 하드웨어는 커넥티드카, 의료기기, 기타 산업용 하드웨어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PC 게이머이자 다른 게이머들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조금은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유통업체, AIB 파트너, 그리고 암표상이 새로운 지포스 카드의 희소성을 이용해 좋은 이익을 챙기는 동안, 엔비디아는 AI 산업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제품군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엔비디아를 거물로 만들어준 대규모 AI용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개별 사용자를 위한 기기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엔비디아는 둘 다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잘 나가는 엔비디아라도 칩 생산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경험적 증거는 없지만, 새로운 RTX 50 시리즈 그래픽 카드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더 많은 돈을 가진 고객을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산업용 칩과 새로운 Arm 프로세서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필자만이 아니다. 엔비디아가 RTX 카드가 출시되자마자 매장에서 사라지는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미온적이거나 완전히 거짓말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엔비디아는 암호화폐 열풍으로 한번 정점을 찍은 후, AI 열풍을 타고 다시 한번 정점을 찍었다. 최근의 성공으로 엔비디아 주식은 2024년 초에 비해 여전히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익을 기준으로 냉철하게 계산한다면, 엔비디아는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PC 게임보다는 AI에 훨씬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AMD와 인텔의 기회


그러나 엔비디아가 초점을 옮기면, PC 게이머는 소외될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가 많은 매출을 올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경쟁업체에는 기회가 생긴다. 만약 AMD가 AI 산업에서 무한한 돈을 벌 수 없다면, 특히 새로운 GPU에 수천 달러를 지불할 수 없는 PC 게이머의 상당수를 대상으로 그래픽카드를 판매할 수 있다. 엔비디아가 여전히 독립형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의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AMD가 특히 일본과 대만과 같은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일부 되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AMD가 중급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 신생 기업인 인텔은 2세대 아크 카드를 통해 저가형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새로운 AI PC를 발표한다고 해서 게임용 GPU 관련 역량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게임용 GPU는 원활한 공급에 실패했다. 업그레이드나 새로운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경쟁 제품에 기회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AI 거품이 터지고 엔비디아가 더 이상 현금이 넘쳐나지 않게 된다면, PC 게이머에게 그래픽카드를 판매하려고 할 때 약간 자존심을 꺾어야 할지도 모른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Michael Crider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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