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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승부', 승부사의 운명…유아인 품고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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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돌은 던져졌다. 리스크를 품고 정면승부에 나선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제작 영화사월광)의 승부수는 통할까.

바둑대회 전관왕이란 초유의 기록을 스스로 경신하며 "바둑의 신이 와도 지지 않을 것 같다"던 자신감에 차 있던 최고의 기사 조훈현(이병헌)의 전성기. 일찌기 재능을 알아보고 직접 가르치면서도 "10년은 더 있어야 한다"며 얕잡아봤던 어린 제자 이창호(유아인)이 그에게 통한의 패배를 안긴다. 내리 패하며 무너지던 조훈현은 다시 정상에 도전한다.

조훈현이 박세리 박찬호이고, 김연아 손흥민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영화 '승부'는 '바둑의 신'으로 불리던 '국수' 조훈현이 직접 키운 호랑이 새끼에게 물려 몸부림치던, 한국 바둑 황금기의 가장 드라마틱한 맞대결을 스크린에 옮긴다. 승부사의 운명을 지닌 두 사제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생생한 캐릭터와 치밀한 시대 고증으로 긴박감 넘치게 풀었다.

흑백의 돌로 벌이는 숨막히는 대결을 액션을 충실하게 받쳐주는 건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 상찬이다. 그 중심에 이병헌이 있다. 서사와 감정선 모두를 책임진 그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날다 제자에게 발목을 잡힌 스승의 울지도 웃지도 못할 당혹감과 열패감을 섬세한 연기로 고스란히 전달해 낸다. 지극히 인간적이면서도 스승의 품격을 잃지 않는 국수의 면모가 드러난다.

30분이 훌쩍 지나서야 등장하는 유아인도 실룩이는 표정만으로 그를 위협하는 열연을 펼친다. 둘의 연기 맞대결은 마치 조훈현 이창호의 완전히 다른 기풍을 녹인 듯해 더 흥미진진하다. 2대8 가르마는 물론이고 날렵한 입매와 웃음기, 다리 떠는 버릇까지 그대로 소화해 낸 이병헌이 변화무쌍하고 날카롭게 수를 던지면, 퉁퉁 부은 듯 뭉툭한 유아인은 우직하고 묵직하게 받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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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 김강훈, 남문철 등 조연들도 생생한 그 시절 쫀쫀한 이야기에 제 몫을 다 한다. 청년 이창호와는 완전히 다른 맹랑한 꼬마 이창호를 연기한 김강훈이 큰 몫을 했다. 바둑을 몰라도 즐기는 데 무리가 없지만, 바둑에 대한 배경이 있다면 더욱 재미있을 실화 베이스 성장 스토리다. 시대상을 꼼꼼히 살린 미술과 소품, 대결마다 촬영법과 분위기를 달리한 변주도 보는 맛을 더한다.

홍보 과정에서 지워지다시피 한 유아인이 여전한 리스크다. 당초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었던 '승부'는 프로포폴과 대마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주연배우 유아인의 리스크로 2년을 표류하다시피 하다 뒤늦게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게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OTT로 직행했다면 아쉬웠을 볼거리다. 유아인을 편집할 수 없었던 감독의 마음도 납득되는 이야기이자 연기다.

"지옥같은 터널에 갇힌 느낌이었다"던 연출자 김형주 감독은 유아인에 대해 "주연배우로서 무책임할 수도 있고 실망스러울 수 있는 사건"이라고 쓴소리를 남기면서도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상처를 많이 받게 됐는데 따뜻한 마음으로 연고라도 발라주신다는 심정으로 바라봐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러닝타임 114분. 12세 이상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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