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합산 재고자산 전년比 12.3%↑…경기불황에 내수판매 6.1%↓
상품 경쟁력 여전, 관세 부과시 HEV·소형차 많은 현대차·기아 수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자료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2025.1.1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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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의 합산 재고자산이 지난해 기준 사상 처음으로 32조 원을 돌파했다. 또한 재고 소진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 부과도 예정돼 있어 피크아웃(경기 정점 후 하락)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현대차·기아의 상품 경쟁력이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어서 실적 하락 우려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트럼프 관세'가 현실화하면 소비자들이 저렴한 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져 하이브리드(HEV)와 중소형 차량 모델을 다수 보유한 현대차·기아, 일본차가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공격적인 신차 출시와 미국 현지 생산 증대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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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18조 재고자산 32조로 껑충…재고자산회전율 3년 연속 하락
양사의 지난해 합산 재고자산은 2년 전(23조 3950억 원)과 비교하면 38.4% 증가했다. 또한 재고자산이 감소했던 2020년(18조 4276억 원) 이후 2021년(18조 7332억 원)부터 4년 연속 늘어났다. 특히 양사의 지난해 재고자산 중 완성차를 포함한 '제품' 재고는 현대차 10조 9293억 원, 기아 8조 8837억 원으로 각각 2년 전 대비 50.4%, 49.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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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글로벌 판매량 하락 전환…환차익·믹스개선에 실적 '사상 최고'
지난해 재고가 늘어난 건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현대차·기아의 국내 합산 판매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양사의 해외 판매는 598만 4092대로 전년 대비 0.1%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국내 판매는 6.1% 감소한 124만 7156대를 기록했다.
내수가 발목을 잡으면서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합산 판매량은 723만 1248대로 2년 연속 700만 대 이상을 판매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1.0% 감소했다. 이에 2021년(666만 7085대)부터 3년 연속 이어오던 글로벌 합산 판매량 증가가 하락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수출 판매에서 환차익을 누린 데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하이브리드차(HEV)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호조로 믹스 개선 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전년(14.7%·56.7%) 및 2022년(22.0%·45.2%)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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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견인한 수출, 트럼프發 관세에 비상…25% 관세 적용시 年10조 부담
극심한 내수 부진을 수출로 만회하는 전략도 양사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이 약 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내달 2일로 예정된 자동차·의약품 등에 대한 약 25%의 품목별 관세에 예외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으로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된 완성차의 대미 관세는 픽업트럭을 제외하면 0% 수준이다. 지난달 iM증권은 관세가 0%에서 25%로 인상될 경우 양사의 연간 부담은 현대차 5조 7000억 원, 기아 4조 원 등 총 1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신차 10여종 출시 판매량 반등 계획…美 신공장 HMGMA 1분기 본격 가동
현대차·기아는 올해 10여종의 신차를 출시하며 판매량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완전변경 모델을 6년 만에 시장에 내놓은 데 이어 2월에는 준대형 순수 전기(BEV) SUV '아이오닉9' 판매에 돌입했다. 기아는 지난 2월 픽업트럭 '타스만'을 선보였고 지난 11일에는 준중형 BEV 세단 'EV4'를 출시했다.
트럼프발(發) 관세는 미국 현지 생산 증대로 대응할 방침이다. 올해 1분기 본격 가동되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HMGMA)의 연간 생산 능력은 30만대이지만 50만 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한 당초 전기차만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하이브리드차(HEV)도 혼류 생산한다. 기존 앨라배마(현대차)·조지아(기아) 공장의 생산 물량(70만대)까지 더하면 양사 미국 생산량은 연간 120만 대로 늘어난다. 지난해 판매량의 70%를 미국 현지 생산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는 미국 외 북미 지역에 생산거점이 있는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관세 부과에 따른 자동차 가격 상승은 완성차 제품 믹스의 하향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현대차와 기아 및 일본 기업 등 HEV와 중소형 차량 라인업이 많은 제조사에 수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조감도. 지난해 10월부터 시범 가동 중인 HMGMA는 올해 1분기 중으로 완공식을 갖고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현대차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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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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