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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조셉 윤(오른쪽)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특별 간담회에서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 2025.03.18.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한국이 미국 에너지부(DOE)의 '민감국가' 명단에 오른 것에 대해 "큰 일이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를 방문한 한국인들이 일부 민감한 정보를 부주의하게 취급해 문제가 된 것 뿐이라는 설명이다.
윤 대사대리는 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와 주한미국대사관이 공동 주최한 특별 간담회에서 민감국가 논란과 관련해 "마치 큰 문제인 것처럼 상황이 통제 불능으로 된 것이 유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사대리는 주한미국대사가 부임하기 전까지 임시로 공관장 역할을 맡고 있다.
윤 대사대리는 "민감국가 리스트라는 건 오로지 에너지부의 연구소에만 국한된 것"이라며 "에너지부 산하에 '수출 민감 품목'(export-sensitive), 즉 반출이 금지된 품목을 다루는 연구소가 있는데 이곳에 작년 한 해에만 2000명 이상의 한국 학생·연구원·공무원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온 방문객이 너무 많다 보니 어떤 사건이 있었다"라며 "(한국 측이) 민감한 정보를 잘못 다뤘기 때문에 이 명단(민감국가)에 오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한국 정부의 정책 관련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인공지능(AI)이나 생명공학 협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못된 이야기임을 명확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에너지부는 지난 15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1월 초 한국을 '민감국가 및 기타 지정국가 목록'(Sensitive and Other Designated Countries List, SCL) 최하위 범주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공식적으로 내달 15일 발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10일 첫 언론 보도가 나온 뒤에야 민감국가 지정 동향을 파악하고 미국 측과 소통에 나서며 늑장 대응 논란이 일었다. 외교부는 전날(17일) 언론 공지를 통해 "미측을 접촉한 결과, 미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 최하위 단계에 포함시킨 것은 외교 정책상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 대한 보안 관련 문제가 이유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서 워싱턴으로 가는 전용기 내에서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2025.03.18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윤 대사대리는 이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적자 해소 정책과 관련한 한국의 민첩한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윤 대사대리는 "아직 최종 결정은 안 됐지만 한국 역시 25% 알루미늄과 철강 관세에 분명히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런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농업 등 미국이 강점을 지닌 분야의 비관세 장벽을 열고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한국 정부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사대리는 "한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고 비관세 장벽을 완화해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에서 한미 무역적자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첫 임기에는 약 250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현재 6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이 이러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미국이 강점을 가진 농산물, 디지털 서비스, 에너지 자원(수소·탄화수소) 등의 수입을 확대해야 한다"며 "안덕근 통상산업부 장관이 현재 워싱턴을 방문하고 있고,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미 워싱턴을 다녀가는 등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사대리는 한국 기업의 미국 내 그린투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인식을 주고 있느냐는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의 질문에 "미국 내 한국 기업의 직접 투자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롯데의 텍사스·루이지애나 석유화학 투자와 현대차의 조지아 공장, 대한항공의 보잉 항공기 구매 계약 등이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투자를 높이 평가하며, 미국 내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사대리는 한미 협력 확대 분야에 대해서는 "한미 협력이 조선업, 항공정비(MRO), 신기술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조선업과 방위산업에서의 협력 확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hunt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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