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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1 (금)

[SW포커스] 안세영, 부상과 체력 한계도 뛰어넘은 ‘여제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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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17일 영국 버밍엄의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전영오픈 여자 단식 정상에 올라 트로피에 입 맞추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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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고통이 밀려와도, 눈 앞에 있는 상대는 제압하고 나아간다.

안세영(삼성생명)의 전영오픈 제패 뒤에는 부상을 극복한 강인함이 있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17일 전영오픈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안세영을 두고 “안세영은 독감에 걸려서 평소보다 움직임이 둔했지만 지칠 줄 몰랐다. 고통 속에 자주 몸을 구부리고 무릎을 움켜쥐고 쥐었지만 어떻게 상대를 밀어붙였다”며 “이기기 어려운 선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호평했다.

안세영의 우승 스토리에는 늘 부상이 뒤따랐다. 하지만 끝은 언제나 해피엔딩이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는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후 무릎 부근 힘줄 일부 파열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팬들은 안세영의 투혼에 극찬을 보냈다. 2024 파리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사전 캠프에서 발목 힘줄을 다쳐 역시 테이핑을 한 채 예선전부터 결승전까지 치러야 했다. 하지만 부상은 그를 가로막지 못했다. 결국 최고의 자리에 섰다.

사실 이날 왕즈이와의 결승전을 앞두고 우려가 컸다. 지난 16일 4강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의 맞대결 도중 무릎을 움켜쥐었다. 무릎은 안세영이 달고 있는 고질적인 부상 부위 중 하나다. 여기에 지난 9일 프랑스 오를레앙 마스터스 대회를 마치고 곧바로 영국으로 넘어온 탓에 체력이 저하된 상태였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1세트를 무기력하게 왕즈이에게 내주면서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하지만 안세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악바리같은 정신력과 특유의 강인한 체력, 이를 통한 질식 수비로 왕즈이를 공략했다. 웬만한 긴 랠리로는 지치지 않는다. 안세영의 끈질긴 활동량 앞에 상대가 지친다. 지친 상대는 범실로 무너진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안세영이 이점을 보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체력을 기르기 위해 납 주머니를 차고 모래사장을 뛰는 냉혹한 훈련을 거듭한 효과다.

전영오픈 오픈 결승에서도 79회, 42회씩 이어진 긴 랠리에서 모두 이겼다. 승부처에서 모두 승리를 하면서 왕즈이를 제압했다. 왕즈이는 우승을 내준 후 “전반적으로 내 성과에 만족하지만 반성할 점이 많다”며 “안세영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오늘 경기를 소중히 여기고 그와 다시 경기를 하고 싶다”고 실력 차를 인정했다.

여제의 품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안세영은 결승전에서 혈투를 벌인 왕즈이를 두고 “자신의 100%을 쏟아내며 최선을 다해준 왕즈이에게 고맙다. 다음에도 또 멋진 경기를 하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하며 직접 인사했다. 또한 경기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도 왕즈이와 기념 촬영을 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자고 권유했다. 그러자 왕즈이가 손사레를 치며 트로피를 안세영 쪽으로 밀어줬다. 두 선수는 활짝 웃으며 서로를 존중했다.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일찌감치 올해 4승을 달성한 안세영은 지난해 기록한 5승 그 이상을 바라본다. 이 기세면 2023년 세운 10승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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