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일몰 아름다운 관광공사 4성급 호텔, 지역 여행 살릴 주춧돌

머니투데이 해남(전남)=오진영기자
원문보기

일몰 아름다운 관광공사 4성급 호텔, 지역 여행 살릴 주춧돌

속보
뉴욕증시,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다우 0.2%↓
[해남 여행기]

한국관광공사가 전라남도 해남군에서 운영 중인 해남126. /사진 = 오진영 기자

한국관광공사가 전라남도 해남군에서 운영 중인 해남126. /사진 = 오진영 기자



"해남126을 기반으로 전남 인근 관광지들을 적극 알리겠습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호텔은 우리나라에 딱 하나 있다. 지난해 11월 전라남도 해남에 문을 연 해남126이다. 남해바다 바로 옆 동경 126도에 있는 호텔의 특징을 살려 이름을 지었다. 2001년 주문진가족호텔을 민영화한 이후 호텔 사업에서 손을 뗐던 관광공사가 23년만에 다시 만든 4성급 호텔이다.

호텔의 위치는 땅끝마을 해남에서도 가장 끄트머리다. 목포에서 40분 정도 차를 달리면 오시아노 관광단지를 지나 진도 직전에 자리잡았다. 접근성이 좋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국내여행의 활성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불편함을 무릅쓰고라도 가 볼 만한 곳을 만들어야 한다'는 답을 떠올리게 한다.

관광공사도 해남126을 지역 관광 활성화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해남에서는 유일한 4성급 호텔의 인프라를 갖췄다. '외진 곳에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예약률도 점차 올라 평일을 포함해도 40%를 웃돈다. 인피니트풀과 산책로,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 등 수도권 호텔에 견줘도 모자라지 않는 시설을 조성했다. 바다 너머로 떨어지는 해를 객실 안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호텔 문턱도 확 낮췄다. 거동이 어렵거나 장애가 있더라도 쉽게 호텔을 이용가능한 '배리어 프리' 인증을 획득했다.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전용 객실도 있다. 휠체어에 오르내리기 편하도록 낮은 침대와 높이가 조절되는 옷걸이, 전용 화장실이 갖춰진 방이다. 해남126 관계자는 "몸이 불편하더라도 숙박의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을 조성하고 인력을 운용 중"이라고 말했다.

해남126의 인피니트풀에서 바라본 일몰. /사진 = 오진영 기자

해남126의 인피니트풀에서 바라본 일몰. /사진 = 오진영 기자



해남126은 다른 업종에도 열심이다. MICE(회의·포상여행·컨벤션·전시/이벤트) 등 수익성이 높은 사업은 물론 대관이나 결혼식장으로의 사용도 추진한다. 전남 관광업계가 얼어붙은 여행 시장의 대안으로 지목하는 분야다. 회의실·식당에서 고산 윤선도 선생의 고택인 해남 녹우당의 건축양식을 모티브로 지어진 중정(건물 내부 마당)과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은 해남126만의 장점이다.

관광업계는 해남126이 지역 여행 활성화의 마중물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한다. 연간 1만여명에 달하는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관광) 관광객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얼어붙은 만큼 해외 관광객을 다시 살릴 고급 호텔이 필요하다는 구상이다. 공사는 1960년대 이후 워커힐 호텔과 반도호텔(현 롯데호텔), 주문진 가족호텔 등 관광호텔을 운영하며 외래객 유치와 국내관광 활성화에 나서왔다.


서영충 관광공사 직무대행은 "지역관광 활성화와 복지관광 저변 확대를 목적으로 호텔사업을 재개한다"며 "해남126호텔이 장기간 침체되었던 오시아노 관광단지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어 지역관광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남(전남)=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