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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낮추는데 진심인 美…에너지부 장관 "낮은 유가가 최선의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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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업계 슈퍼볼' 세라위크 개막

"미 행정부, 수주간 에너지 정책에 속도"

에너지 기업 CEO들, 정책 일관성 촉구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개막한 에너지 산업계 행사인 '세라위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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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국제 유가 하락의 촉매로 작용하는 가운데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석유·가스 생산량을 확대해 추가 유가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재확인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라이트 장관은 전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세계적인 에너지 산업계 행사인 '세라위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 행정부가 앞으로 수주에 걸쳐 에너지 정책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정책 진행 속도를 높이길 희망하고 있다"며 멕시코만 연안에서 하루 18억 입방피트(5097만㎥)의 가스를 처리할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 승인 서류에도 서명했다.

그는 또 백악관이 목표로 하는 특정 유가 수준은 없지만 "미국 국민과 세계 시민 모두를 위해 낮은 유가가 최선의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조치들은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더 쉽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라이트 장관의 이날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석유·가스 생산을 극대화하려는 정책 기조와 일치한다고 짚었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델핀LNG가 LNG를 아시아와 유럽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승인 연장을 허가했다. 이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약 1년간 LNG 수출 승인을 중단한 이후 진행된 조치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의 파리 기후협약 탈퇴, LNG 터미널 승인 중단 조치 철회, 석유·가스 생산 규제 완화, 새 전력 인프라 승인 권한 강화, 알래스카 시추 제한 해제, 해상 풍력 프로젝트 신규 임대 금지 등을 발표했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최근 3년 중 최저 수준인 유가 하락세에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65.80달러이며,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69.0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 하락 배경으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공급 증가 전망이 꼽힌다. 낮아진 유가에 에너지 기업들이 생산량을 늘릴 유인도 줄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미국 에너지 업계는 한목소리로 트럼프 대통령에 정책 일관성을 촉구했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개막 연설에서 "극단에서 극단 흔들리는 것 올바른 정책 아니다"라고 작심 비판했다.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셰브론은 지난달 미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 라이선스 종료로 직격탄을 맞았다. 워스 CEO는 또 행정명령 대신 입법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정책을 실행하도록 촉구했다. 이런 우려는 콘퍼런스 개막 전 진행된 라이트 장관과 에너지 산업계의 비공개회의에서도 전달됐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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