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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인의 게임의 법칙] 아주 고약한 게임저작권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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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인의 게임의 법칙] 아주 고약한 게임저작권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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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인]
게임은 종합예술이다. 영화의 그 것처럼 모든 예술적 장르를 한 곳에 모아 놓아야 완성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시나리오와 음악이 빠질 수 없고, 배역에 의한 캐릭터와 빼어난 영상미가 따라 붙지 않는다면 예술이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게임도 시나리오와 배경음악 이미지 캐릭터 등에 의해 작품이 완성된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실사가 아니라는 점과 게임에는 소스 코드와 게임 엔진 등이 존재하는 반면, 영화에는 그런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미세한 차이 때문인지, 게임과 영화는 일찌감치 장르의 경계선을 뛰어 넘었다.

이른바 SF영화가 시들해 지는 등 소재 빈곤을 드러내자 영화 제작사들은 게임으로 눈을 돌렸고, 게임 개발사는 대중적 기반의 영화와 시너지를 기대하면서 영화 소재를 게임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영화계는 영화 팬 뿐만 아니라 그 영화의 소재가 된 게임 유저들을 함께 끌어들이는 효과를 거두게 돼 좋았고, 게임계는 영화를 통해 때 아닌 작품 홍보 효과를 거두게 되는 '호사'를 누리게 된 것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이로, 영화와 게임이 협업을 거듭하게 되자 본격적인 게임의 영화화가 이루어졌는데, 대표적인 작품이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툼 레이더'이다. 이 영화는 흥행시장에서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는데, 소재부터가 남달랐다 한다. 2001년작인 이 작품은 결국 당시로서는 대단한 흥행 실적인 2억7000만달러를 벌어들여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같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내자 본격적인 게임의 영화화가 이뤄졌는데, '바이오 하자드'를 원작으로 한 '레지던트 이블'과 '사일런트 힐'을 소재로 한 '사일런트 힐'과 주인공 슈퍼 마리오를 내세운 '슈퍼 마리오' 가 제작됐다, 반대로 영화의 유명세로 게임이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인디아나 존스' '아바타' '스파이더 맨' '배트맨' 등이 대표작이다.

여기서 놓칠 수 없는 펙트 가운데 하나는 영화와 게임이 서로 협업을 진행하면서 작은 소음같은 것은 있었지만, 사회적으로 커다란 논란을 일으킨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작은 소음이란 것도 겨우 "우리와 같이하지 왜 그쪽과 하는 거야"라며 질투심에 의한 쏘아붙임 정도의 논란만 있었을 뿐이다. 그 복잡한 시스템이 얽히고 설켜 있었음에도 제작과 관련한 시비는 빚어지지 않았다.


이럴 경우 쉽게 노출될 수 있었던 저작권 분쟁은 아주 없었다고 할 만큼 소소했다. 2020~2025년의 시계(視界)로 돌아온 게임업계의 판도는 과거와 상당히 달라졌다. 무엇보다 판이 대단히 커졌고,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때문인지 판권 경쟁이 치열해 졌고, 이로 인한 저작권 다툼 또한 자주 발생하고 있다. 예전 영화계와 협업하던 시절과는 완전 딴판인 세상이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꾸준히 저작권 침해 소송과 관련한 분쟁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1심 판결이 내려진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다툼은 대표적인 사례다. 넥슨은 이 소송에서 아이언메이스측이 자신들이 준비해 온 작품 '프로젝트 P3'를 도용해 '다크 앤 다커'를 만들어 왔다며 영업비밀 침해 및 저작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 중앙지법에 제기했다. 하지만 1심 결과는 영업권 비밀에 대해서만 넥슨 손을 들어줬을 뿐, 저작권 침해 사실 유무에 대해서는 아이언메이스측에 잘못이 없는 것으로 봤다.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넥슨측 입장에선 대단히 억울한 재판부의 판결이었다. 누가봐도 '프로젝트 P3'의 도용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넥슨측이 요구한 '다크 앤 다커'에 대한 영업금지 요청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영업비밀 침해 혐의만 인정해 넥슨측에 85억원만 주라고 판결했다. 당연히 넥슨측은 즉시 항소했다.

이같은 사례는 또 있다. 엔씨소프트가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중지 및 부정경쟁 행위 등과 관련한 소송이 바로 그 것이다. 지난달 끝마친 1심 결과를 보면 엔씨소프트가 제기한 사안 모두에 대해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완전한 기각이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게임업계는 다들 화들짝 놀랐다.

게임은 복합적 저작물이다. 드러나는 것은 영상이지만 그 이면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물려 움직이고 끔틀 댄다. 이번 소송에서 엔씨소프트는 그 점을 강조한 듯 했다.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가 자신들의 게임 '리니지 2M'의 UI 및 게임구조 직업 변경시스템 등을 상당부문 그대로 채용해 썼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일사천리로 심리를 진행했다. 아예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의 변론은 불과 2회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전 리니지M과 웹젠의 R2M 소송 때와 비교하면 천양지차였다. 재판부는 더 나아가 리니지 라이크 게임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작품을 '리니지 2M'의 선행 게임으로 보면서 '리니지 2M'의 창작성까지 문제 삼았다.

저작권 권리 보호는 투쟁의 역사 속에서 만들어져 왔다고 저작권자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게임 저작권 역시도 예외일 수 없다. 게임의 경우 특히 복잡할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선 복합 저작물에 대해서는 저작권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시리즈 규칙과 시스템, UI 등에 대해서는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작권 보호와 관련해선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하고, 그 싸움을 통해 가이드라인과 판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언필칭, 열 사람이 지켜도 한 도둑을 못 막는다 했던가. 국내 게임계의 현실을 보면 더 그렇다. 열 지킴이 보다는 게임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이 이젠 과거와 달라져야 할 시점에 있다 할 것이다. 지금처럼 저작권 침해 사례를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그 놈의 '라이크 게임'은 끊임없이 양산되고, 끝내는 그 장르를 소멸케 하는 독으로 변해 우리에게 다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과거 영화와의 협업 등 여타 경쟁 업종과의 협력은 사실상 어렵게 될 것이 자명하다 하겠다. 도둑이 날뛰는 업종에 누가 손을 내밀겠는가. 지금이라도 게임 저작권에 대한 범주를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양형 기준도 크게 강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가 먼저 나서 법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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