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는 자영업자 35%↑...폐업 후 실업급여 받은 사장님 ‘역대 최대’
“물가상승률 3.6%, 임금상승률 2.7%”…근로자 소득증가율 역대 최저치
정부 최저임금 제도개편안 ‘무용’...최임위 올해도 노사 간 ‘힘겨루기’ 방식으로
2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최저임금 안내 배너가 설치돼 있다. 올해 적용 최저임금은 시간급 1만 30원으로 일급으로 환산하면 8시간 기준 8만240원, 월 환산액은 209만6270원(주 40시간·월 209시간 근무 기준, 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이다.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자영업자 폐업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2026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1만원을 넘어선 최저임금이 더 오를 경우 영세 중소상공인의 경영난 악화가 우려되지만,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노동계 목소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7일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 심의는 매년 3월 말 고용부 장관이 심의를 요청하면 공익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가 90일간 논의에 착수한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초안을 제시한 후 심의를 거듭하며 간격을 좁혀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객관적 결정 기준이 없어 노사 간 ‘힘겨루기’로 이어진다. 1988년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사례는 단 일곱 차례에 불과하지만, 서민경제가 급속도로 악화된 올해에는 더욱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말 개인사업자 중 금융기관에 진 빚(대출액)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이들은 15만506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204명(35%) 급증했다. 이들이 진 빚은 30조724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9.9%인 7조804억원 늘어 30조원을 돌파했다.
소매판매액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줄면서 감소폭도 커지고 있다. 이는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오래 감소하고 있는 기록이다.
이러다보니 ‘폐업’을 선택하는 자영업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비자발적 폐업으로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는 3490명(중복 제외)이다. 전년(3248명)보다 242명(7.4%) 늘었다. 수급액도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폐업 자영업자들에게 지급된 실업급여는 188억2200만원으로 전년(167억6800만원)보다 12.2%(20억5400만원) 늘었다.
사정이 안좋은 건 근로자들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2월 기준 임금근로자 평균 소득은 363만원으로, 전년 대비 10만원(2.7%) 증가했다. 2016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증가율이다.
근로자 실질임금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0.2%, 1.1%씩 하락했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제110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최근 몇 년 간 높은 실생활 물가로 임금 노동자 가구의 체감경기지수가 악화되고 실질임금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연간 월평균 실질임금은 357만3000원으로 1만9000원(0.5%) 증가하면서 3년만에 겨우 ‘플러스’로 돌아섰다.
고용노동부가 8일 ‘최저임금 제도개선 연구회’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연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부는 지난달 37년 만에 노조나 경제단체 관계자 대신 ‘전문가’들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 제도 개편 논의에 착수했지만, 올해 최임위는 27명으로 이뤄진 기존 최임위 체제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정부가 개최한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위한 노·사·전문가 간담회’에서는 노사 간 ‘힘겨루기’로 진행되는 현행 결정 구조 대신 최저임금을 도출할 산식(공식)과 경제 지표 등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전문가들이 결정하는 방식이 제안됐다. 그러나 노동계는 물론 경영계 역시 크게 반기지 않는 모습이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