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항만공사 신항지사에서 이재명(앞줄 왼쪽에서 셋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동행한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부산항 홍보관을 둘러보고 있다./김동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부산을 찾았다. 부산 지역은 올 들어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가 나온 곳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이 대표가 부산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항만공사 신항사업소를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을 면담하고 러시아 인근을 지나는 북극항로 개척 문제를 주제로 간담회를 했다. 이 대표는 “북극항로가 이미 개척돼 운행 중인데, 부산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동남권이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며 “해운 영역은 특히 선점 효과가 커 후발로 참여하면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부터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소속 전재수(부산 북구갑) 의원과 함께 부산항만공사 관계자에게 북항 재개발 계획과 관련한 브리핑도 받았다.
이 대표가 이날 부산을 찾아 지역 현안을 논의한 것을 두고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부산 민심 잡기란 해석이 나왔다. 지난달 14일 발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 지지도는 34%를 기록했는데,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지지도는 23%였다. 부·울·경 지역 인구는 작년 말 기준 759만명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권 인구(493만명)의 1.5배가 넘는다. 그런 만큼 이 대표가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부·울·경 지역에서 30% 이상 득표율을 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이 지역을 방문해 표심 다지기에 나선 것 같다는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박형준 시장은 이날 일부 지역 현안과 관련해 이 대표와 이견을 보였다. 국민의힘 소속인 박 시장은 “북극항로가 중요한 건 맞지만 시급한 것은 아니다. 산업은행 이전,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도 민주당이 반응할 때”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박 시장과 달리 저는 북극항로가 매우 시급하고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간담회를 마친 박 시장은 기자들에게 “기대를 갖고 (간담회에) 왔는데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이 대표가 (현안에) 일언반구도 없이 냉담하게 대응했다는 것은 나와 부산 시민들을 냉대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어느 정치인이 지역 시민과 단체장을 무시하려고 만나겠나”라며 “취지는 알겠지만 과한 표현이다”라고 했다.
[신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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