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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가뜩이나 치솟은 美장바구니 물가에 기름”

이데일리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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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가뜩이나 치솟은 美장바구니 물가에 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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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14시간30분 경찰 조사 후 귀가…"통일교 돈 안받았다"
과일·채소·설탕·커피·육류 직격탄
수입 비료 값도 올라 美농가도 고통↑
"관세, 사실상 미국인에 부과되는 세금"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식료품 값 인상으로 고군분투하는 미국인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강행한 데 이어 내달 2일 수입 농산물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황이다.

뉴욕에 위치한 한 식료품점.(사진=AFP)

뉴욕에 위치한 한 식료품점.(사진=AFP)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수입 농산물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은 과일, 채소, 설탕, 커피, 육류 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과일과 채소, 기타 원예 상품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농산물의 절반 이상을, 설탕, 커피, 코코아 및 열대 농산물은 약 15%를 차지한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멕시코는 미국에 설탕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로, 한 해 동안 미국 설탕 수입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또한 미국은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목초지가 줄면서 5년 연속 소의 수가 늘어나지 못해 소 공급이 1951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호주,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및 뉴질랜드 등 쇠고기 수입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종자, 비료, 장비 비용 및 인건비 등이 상승해 농가 소득이 압박받는 상황에서 수입 비료 값에도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농부들의 농작물 재배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미국은 칼륨 수요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약 85%는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다. 비료연구소와 공화당 소속 척 그래슬리(아이오와)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에 관련 품목들에 대한 관세 면제를 촉구하고 있다.

가뜩이나 미국 식료품 가격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급등한 계란을 중심으로 치솟은 상황이다. 농무부에 따르면 현재 4인 가족의 ‘검소한’ 식료품 지출은 월 평균 993달러로, 4년 전 동일 기준 675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소비자들이 생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한 달이 지나기 전 소비자들의 잔고는 바닥나며, 월말에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더 작은 상품을 구매한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CNBC 방송 인터뷰에서 타깃이 겨울철 멕시코산 농산물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번 관세 부과로 이번 주부터 과일과 채소 가격을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품목들의 가격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소비자들은 향후 며칠 내 가격 인상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25% 관세가 부과된다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특히 딸기, 아보카도, 바나나 등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코넬 CEO는 언급했다.

선물 및 옵션 중개업체 스톤X의 매트 캠벨 리스크 관리 컨설턴트는 “어떤 식으로든 관세는 미국인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며 우리 경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이것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