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우수한 인재 못 빼앗겨"…8000명의 '삼성맨'을 찾습니다

삼성그룹 3월 인재확보 총력…19개 계열사 대규모 채용
교육 환경 개선에 24억 기부…국제기능올림픽 후원
대규모 신입 채용 전망…외국인 경력직도 문턱 낮춰
반도체 위기 속 젊은 인재 감소…10년 새 절반 줄어
TSMC와 인재 경쟁 치열…"삼성도 사활 걸어야"

삼성전자가 3월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신입·경력사원 채용과 함께 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도 확대하며, 반도체 사업 위기 이후 인재 확보 전략을 본격화했다

서울 삼성 서초사옥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재 영입을 위한 채용 절차를 잇달아 진행한다. 다음 달에는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시작할 예정이며,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 계열사 19개 기업이 함께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채용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8000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지난 24일부터 연구개발(R&D) 분야의 외국인 경력사원 채용도 시작했다. 이번 채용에서는 기존보다 문턱을 낮춰, 석·박사 학위 취득(예정)자의 학업 기간을 경력으로 인정하도록 변경했다.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보다 많은 인재가 지원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교육 환경 조성에도 발벗고 나선다. 다음 달 초 충남삼성학원에 24억1400만원을 기부해 임직원 자녀들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교육 인프라 확충을 지원할 예정이다.

충남삼성학원은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이 있는 충남 아산 탕정면에 위치한 충남삼성고등학교를 운영하며, 삼성 임직원 자녀들이 다수 재학 중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해당 법인에 기부를 이어가며 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내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제48회 국제기능올림픽을 후원하기 위해 국제기능올림픽위원회(WSI)에 165만 유로(약 24억3000만원)를 지원한다. 청소년 교육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사회공헌 매칭기금 113억8000만원도 출연한다.

어려운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이 학업을 이어가며 삼성전자 및 한국 경제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삼성전자가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반도체 사업 위기 속에서 우수 인재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도 젊은 인재 유입이 줄어들면서 장기적인 성장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30대 미만 임직원 비중은 2013년 57%에서 지난해 27%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 둔화, 글로벌 경쟁 심화, 국내 이공계 인재들의 전자업계 기피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반도체 사업에서 활약하던 우수 인재들이 TSMC 등 해외 경쟁사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인재 유출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이끌 차세대 핵심 인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장기적인 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재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에게 반도체 사업 전반을 맡긴 것은 그만큼 적임자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삼성전자도 사활을 걸고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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