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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이 사람] “숄츠, 일요일에 임기 끝날 것”… 메르츠, 신임 獨 총리 유력

조선일보 김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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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이 사람] “숄츠, 일요일에 임기 끝날 것”… 메르츠, 신임 獨 총리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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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총선… 기민당, 지지율 1위
독일 총선을 앞두고 유력 총리 후보 4명이 4자 TV 토론에 참석했다. 토론장에 있는 기민당(CDU) 당대표 프리드리히 메르츠의 모습. /EPA 연합뉴스

독일 총선을 앞두고 유력 총리 후보 4명이 4자 TV 토론에 참석했다. 토론장에 있는 기민당(CDU) 당대표 프리드리히 메르츠의 모습. /EPA 연합뉴스


오는 23일 예정된 독일 연방 의회 총선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70) 기독민주당(CDU·기민당) 대표가 신임 총리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메르츠는 독일 보수를 대표하는 인물로, 같은 당에서 중도 노선을 걸었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2005~2021)의 오랜 라이벌이다. 과거 메르켈과의 경쟁에서 밀려 2009년 정계를 떠났다가 2018년 정계에 복귀한 지 7년 만에 독일 총리에 오르는 것이다.

독일은 총선에서 630석 중 316석 이상을 확보한 다수당의 당수가 총리가 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기민당 지지율이 약 30%로 1위다.

총선을 4일 앞둔 19일 열린 마지막 TV 토론에서 메르츠는 “나와 우리 당에 중요한 것은 이민(정책)과 경제 되살리기”라며 “이 문제들은 반드시 해결돼야만 하고, 그렇지 않으면 독일은 몇 년 안에 극우 포퓰리즘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메르츠는 이날 이민, 경제, 안보 등을 주제로 사회민주당(SPD) 올라프 숄츠 현 총리와 맞붙었다. 총선 승리를 단언하는 숄츠 총리에게 메르츠는 “4일 안에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라면서 “당신의 총리직은 일요일로 종료될 것”이라고 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메르츠는 1989년 유럽의회 활동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1994년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선출돼 독일 연방 의회에 합류했다. 메르츠가 기민당·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의장으로 선출됐던 2000년, 메르켈 전 총리는 기민당 당대표에 선출되면서 두 사람은 제1 야당을 함께 이끌면서도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동독 출신의 이공계 여성’이라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메르켈은 승승장구한 반면, 정통 보수와 신자유주의 노선을 추구했던 메르츠는 메르켈과의 권력 싸움에서 계속 밀렸다. 결국 메르츠는 “성찰할 틈이 필요하다”며 2009년 의회를 떠났다.

정계를 떠난 동안 메르츠는 기업 변호사, 재무 담당자, 금융 부문 자문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부(富)를 축적했다. 그러는 동안 메르켈 총리의 인기도 사그라들었다. 지나치게 포용적인 난민 수용 정책에 따른 사회 갈등이 누적되면서, 2018년 기민당은 선거에 참패했다. 메르켈이 이에 기민당 대표직을 내려놓기로 하자 메르츠는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2022년에는 염원하던 당대표직에 올랐고, 최근 숄츠 총리와 내각을 비판하며 연방 정부 해산과 조기 총선을 이끌었다.

메르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마이너스 성장률과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독일을 부활시킬 구원 투수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메르켈의 인기 하락 이유였던 이민 수용 정책에서 유턴하고 있고, ‘금융·경제 전문가’라는 이미지까지 더해진 덕분이다.


일각에선 메르츠가 주류 정당의 오랜 금기를 깨고 극우와 협력할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말 메르츠는 AfD가 찬성표를 던진 불법 체류자 추방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메르츠는 “(선거) 전에도, 앞으로도, AfD와의 협업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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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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