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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6 (수)

자사주 태우고 주가 불 타오를까…힘 못 썼던 삼성전자 '오르막'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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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머니투데이

삼성전자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지난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삼성전자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밸류에이션 대비 싸다는 인식과 더불어 삼성전자가 3조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9일 오전 10시20분 현재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1300원(2.28%) 오른 5만82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8.38% 뛰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가장 큰 동력은 자사주 소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매입한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3조원 추가 매입에도 나선다고 전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 규모 주식을 소각할 예정이다. 1주당 가액은 100원이고, 소각 예정 금액은 약 3조487억원이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20일이다.

삼성전자는 또 오는 5월16일까지 보통주 4814만9247주(2조6963만5783만원), 우선주 663만6988주(3036억4220만원)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대표적인 주가 부양 방식이다.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 주식 수가 그만큼 감소하기 때문이다.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투표권이나 배당권이 없어 유통 주식에서 제외된다. 또 기업이 자사주를 산다는 것은 기업 스스로 평가할 때 회사의 주가가 내재가치 보다 저평가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만으로도 시장은 해당 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받아들인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싸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삼성전자가 상승하기 시작하기 전인 지난 7일 삼성전자의 종가는 5만3700원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 1.03배에 불과했다. 이에 기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순매수가 이어졌다.

범용 메모리 반도체 재고 건전화가 시작되는 것 역시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이다. 이달 현재 스마트폰, PC 업체들의 메모리 모듈 재고는 지난해 하반기 최고치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국 스마트 폰, PC 업체들의 메모리 모듈 재고는 큰 폭으로 감소해 다음 달부터 메모리 구매 수요가 새롭게 발생할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부터 급락한 D램(DRAM), 낸드(NAND) 가격 하락세는 일단락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외에도 글로벌 신규 고객 확보와 수주 증가 등으로 향후 파운드리 가동률 개선이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AI(인공지능) 수요처가 다변화되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삼성전자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AI 칩 맞춤형 반도체(ASIC)와 메모리 반도체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ASIC 칩 채택 확대로 고객사가 다변화되고 있어 삼성전자와 경쟁사 간 격차는 점차 축소될 것"이라며 "메모리 사이클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장점인 레버리지 효과가 함께 반영되면 주가가 비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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