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2억 6169트로이온스 금 보유
가치평가는 1970년대 수준 지속
재평가시 자산 늘어나며 정부 차입능력↑
연준 양적긴축 진행 중 역효과 발생
가치평가는 1970년대 수준 지속
재평가시 자산 늘어나며 정부 차입능력↑
연준 양적긴축 진행 중 역효과 발생
영란은행 금 금고 (출처=영란은행)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현재 월가에서 거론되는 미국 재무부가 보유한 금 재평가가 사실상 양적완화(QE·대차대조표 축소)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는 연준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양적긴축(QT)의 속도를 더욱 지연시켜 금융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란 설명이다.
1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경제·금융시장 분석전문기관인 라이트슨 ICAP의 이코노미스트 루 크랜달은 고객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협소한 대차대조표 관점에서 볼 때는 이는 새로운 형태의 양적완화와 기능적으로 동일하다”고 밝혔다. 그는 “재무부가 금 재평가로 얻은 자금을 사용함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 현금이 재무부 일반 계정(TGA)에서 빠져나와 은행 준비금으로 흘러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재무부는 약 2억 6160만트로이온스(8100톤) 정도의 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장부상 평가가치는 온스당 42.22달러로 브레튼우즈 당시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부채 문제가 심각해지고 금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최근 월가에서는 이 금 가격을 시세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아이디어가 부상하고 있다. 이 경우 재무부가 가지고 있는 금 가치는 총 110억달러에서 7500억달러로 급증하게 된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금 재평가 아이디어가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서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가 지속되는 이유는 미국 정부의 차입 한도가 오는 8월이면 소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스의 전략가 조셉 아베이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TGA 잔액이 증가하면 단기국채 발행 필요성이 줄어들게 된다”며 이에 따라 단기 국채 공급이 약 12% 감소하고 정부 차입 한도 소진 시점이 2026년 2월로 연장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 재평가는 현재 연방준비제도(Fed)가 진행 중인 양적긴축 종료 시점을 휠씬 뒤로 미루게 할 수 있다. 연준은 2022년 6월부터 양적긴축을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2조달러 이상을 축소했지만 여전히 시스템공개계정(SOMA)에 6조 8000억달러가 남아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4조달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현재 연준은 월 4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양적긴축을 진행하고 있는데 추가로 늘어난 유동성을 줄이려면 양적긴축 기간을 1년 반 더 연장하거나 월간 축소 규모를 훨씬 더 늘려야 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재 준비금 수준이 2022년 중반과 비슷한 상태”라며 양적긴축이 아직 “갈 길이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크랜달은 이를 고려할 때, 미국 정부가 금 재평가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가능성은 낮다라고 봤다. 그는 “금 재평가의 실질적인 이점은 미미한 반면, 정치적·대중적 반발은 상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올해 봄과 여름 부채한도 문제가 다시 대두될 경우, 재무부가 법적 기술적 해법을 창의적으로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금 재평가는 최우선 고려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