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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사주 취득 현황/그래픽=김지영 |
삼성전자가 3조원어치의 자사주 매입을 마무리했다. 삼성전자는 7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해 주주가치를 높일 예정이다. 다만 자사주 소각이 오히려 주가에 부담이 되는 부분은 고민거리로 남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5706만여주 규모(우선주 포함)의 자사주 취득을 완료했다. 취득 금액은 총 3조487억원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완료일로 제시한 날보다 2영업일 앞서 자사주 취득을 끝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3조원 매입은 첫 단계로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10조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 중 3조원어치만 이사회 결의를 진행한 상태다. 당시 허은녕 사외이사(서울대 교수)만 기권하고 나머지 9명의 찬성으로 매입·소각 방안이 통과됐다.
나머지 7조원에 대해서는 추가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 자사주 매입 완료 기간으로 제시한 시점이 오는 11월까지인 점과 남은 매입 규모가 7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조만간 두 번째 자사주 매입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늦어도 다음 달 예정된 주주총회 전에는 추가 매입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본다.
자사주 매입 발표날 5만3500원을 기록한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5만6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4일 외국인 지분이 49.87%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50%(14일 기준)를 회복했다. 자사주 매입이 4만원대까지 내려갔던 주가를 방어하는 데 도움은 됐으나 주가를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자사주 소각이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적을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의 지분 10%를 보유한 것이 부담이다.
금융산업법은 금융사가 보유하는 비금융회사의 지분이 1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하면 자연스럽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이 상승한다. 3조원어치를 소각하면 이들의 두 회사의 지분이 10%에서 10.08%로 높아진다.
이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최근 499만5409주(0.08%)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자사주를 소각할수록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로부터 나오는 대량 매물이 부담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이 주식 매각 이익을 챙기는 금융 계열사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상황이다.
또 자사주 매입이 삼성전자가 유지 중인 주주환원정책에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정책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실적발표에서 "기존 정책의 FCF의 50% 내 포함 여부에 대해선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방안을 지속 검토해 차후 구체화하는 대로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FCF 50%에 포함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이익 수준을 유지한다면 FCF의 50%는 약 10조원으로 자사주 매입을 포함하면 사실상 배당할 수 있는 재원이 남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계열사의 일부 지분 매각보다 자사주 매입 소각으로 인한 유통주식 감소 효과가 더 크다"며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본업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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