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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칸 두번 밟은' 김새론 '천재 아역'의 비극..외신도 긴급 타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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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천재 아역 배우 출신 김새론이 꽃다운 나이 25살에 비극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16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김새론은 이날 오후 4시 54분쯤 성동구 성수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24세. 사망한 김새론을 최초로 발견한 이는 이날 김새론과 만나기로 했던 지인 A 씨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사망 경위 등을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건물은 다세대 주택으로 김새론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음을 엿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외신들도 한국의 천재 아역 배우의 비극을 긴급으로 타전했다.

미국 연예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어린시절부터 강렬한 연기로 유명했던 한국 배우 김새론이 일요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며 "2000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씨는 9살의 어린 나이에 연기 경력을 시작했다"라며 "김새론은 칸 영화제에서 선보인 '여행자'(2009)에서의 역할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그녀는 이 행사에 초대된 가장 어린 배우 중 한 명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아저씨'(2010)에서의 연기는 '한국 영화계의 떠오르는 스타'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고 덧붙였다.

미 피플도 "'여행자'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아저씨'로 주목받는 신인으로 자리매김한 김새론이 자택에서 사망한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미 할리우드리포터와 데드라인, 롤링스톤, 영국 BBC 등도 비보를 전하면서 김새론의 필모그래피를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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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잡지 '앙팡' 아역 모델 출신의 김새론의 배우생활은 시작부터 화려했다. 2009년 김새론의 데뷔작 영화 '여행자'는 이창동 감독이 제작한 대한민국과 프랑스 합작 영화로 1,000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다. 당시 9살이라는 나이에도 섬세한 연기를 펼친 김새론은 다음 해 영화 '아저씨'로 대흥행까지 기록했고, 단 두 편의 영화만으로 충무로의 기대주가 됐다.

김새론은 배우들의 꿈이라는 칸을 두 번이나 밟은 여배우로도 꼽힌다. 김새론은 '여행자'로 칸 영화제 공식 부문에 초청받아 칸에 진출한 대한민국 최연소 배우가 됐고, 이후 영화 '도희야'로 또 한 번 칸 영화제를 찾아 15살이 되기도 전에 두 차례 칸 영화제를 찾는 기록을 남겼다.

그를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각인한 작품은 원빈 주연의 영화 '아저씨'(2010)다. 범죄조직에 납치돼 평소 아버지처럼 따르던 태식(원빈 분)의 구출을 기다리는 소미 역을 맡은 김새론은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의 감정을 훌륭하게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6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김새론은 '아저씨 아역'으로 통하게 됐다.

이후 영화 '나는 아빠다', '이웃사람', '맨홀', '만신', '눈길', '동네 사람들', 드라마 '천상의 화원 곰배령', '엄마가 뭐길래', '여왕의 교실', '하이스쿨 러브온', '마녀보감', '우수무당 가두심' 등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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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론은 '여행자', '아저씨', '도희야'로 각종 연기상도 석권하며 화려한 수상 경력도 필모를 꽉 채웠다. '여행자'로는 제19회 부일영화상 신인여자연기상을, '아저씨'로는 제8회 대한민국영화대상 신인여우상을 각각 받았다. '도희야'로는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역대 최연소 신인여우상 트로피를 안았다. 2015년 2부작 드라마 '눈길'을 통해 시대극에도 도전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영애 역으로 호평받았으며 이 작품은 이후 영화로도 개봉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중국 금계백화장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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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연기 활동으로 주조연급 배우로 성장하면서 아역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벗어냈다. 하지만 2022년 5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면서 그녀의 추락이 시작됐다.

당시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에서 차현주 역을 맡았던 김새론의 하차 요구가 이어졌고, 상당 부분을 편집해야했던 제작진은 완성도에서 타격을 입고 말았다. 더욱이 후반부에는 다른 인물을 대체 투입했다. 또 당시 캐스팅됐던 SBS 드라마 '트롤리'에서도 하차했고, KBS에서는 방송출연 정지 처분을 받으며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김새론의 사생활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김새론 측이 생활고를 주장한 가운데 카페에서 일하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해당 브랜드측이 "알바로 고용한 적이 없다"고 발표하면서 생활고 연기였느냐는 입방아에 올랐다. 이후 김새론은 SNS에 배우 김수현과 찍은 사진을 올려 셀프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고, 지인과 찍은 사진을 올리고 "marry"라는 글을 써 셀프 결혼설도 확산됐다.

연극 '동치미'를 통해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하려 했으나 복귀가 알려진 지 하루 만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하차했으며 지난해 가을 영화 '기타맨'에 합류하며 재차 복귀 의지를 보였던 작품은 김새론의 유작으로 남게 됐다.

김새론의 유작 '기타맨'은 천재적인 기타리스트가 볼케이노라는 인디밴드에 가입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선정밴드 보컬 겸 기타리스트이자 성원제약 대표인 이선정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직접 출연도 해 김새론과 호흡을 맞췄다. 올해 5월 개봉 예정이다.

김새론이 이름까지 개명하며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새론 지인은 "김새론은 김아임이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려고 했다"며 "지인들과 카페 개업도 준비를 중이었고 연예계 복귀도 준비를 했는데 이 비보가 믿기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연예계도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배우 김옥빈은 이날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국화꽃 사진을 올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동료 배우 김새론에 대한 애도로 보인다. 전 소속사 동료 서예지도 자신의 계정에 국화꽃 사진을 게재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쪽도 "김새론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밝혔다. 김새론은 지난 2022년 5월 음주운전 및 사고 미조치 혐의로 경찰에 적발돼 논란을 빚은 뒤 골드메달리스트와의 전속계약이 종료됐다.

영화 '동네사람들'(2018)에서 김새론의 엄마로 출연했던 배우 김민체도 "딸로 만나 너무 행복했던 시간. 그곳에서 편히 쉬기를"이라고 애도했다.

그룹 '피에스타' 출신 가수 옐은 "너무 슬프다. 몇 번 봤던 모습에 의리 있고 착한 친구로 남았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새론의 전 소속사인 골드메달리스트도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배우 서하준도 17일 인스타그램에 별다른 말 없이 국화꽃 사진을 남겼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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