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일자리, 경기 부진 여파 직격탄…제조업 취업자 12년 만에 최소

헤럴드경제 배문숙
원문보기

일자리, 경기 부진 여파 직격탄…제조업 취업자 12년 만에 최소

서울구름많음 / -1.8 °
건설업 취업자 큰 폭 감소…내수 부진에 도소매·숙박음식점업도 ‘뚝’
정부 재정 집중되는 공공행정 등이 고용 견인…‘양질의 일자리’ 사라진다
2023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가 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려 행사장을 방문한 취업준비생들이 채용정보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헤럴드경제DB]

2023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가 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려 행사장을 방문한 취업준비생들이 채용정보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지난달 제조업 취업자가 2013년이후 12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탔다. 건설업 취업자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도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졌다.

반면 취업자가 유의미하게 늘어난 산업은 정부 ‘재정 일자리’가 집중되는 공공행정, 사회복지 서비스업 등이었다. 정부 재정이 투입된 일자리가 줄어든 민간 분야 일자리를 떠받치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439만6000명이었다.

이는 431만6000명이었던 2013년 이후 1월 기준 가장 작은 숫자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1년 새 5만6000명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6년 1월 467만3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약간 증감은 있지만 길게 보면 서서히 하향하고 있다.

작년 7월부터는 7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대비 감소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경기 부진의 여파가 후행 지표인 고용에도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분야 취업자가 감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용 창출력이 낮은 반도체 주도로 성장이 이뤄진 점도 제조업 취업자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불황에 빠진 건설업 역시 취업자 감소 폭이 커졌다.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192만1000명으로 2017년 1월(188만9000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작은 수치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달 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취업자가 16만9000명 줄었다. 이는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지난해 내내 계속됐던 내수 부진의 영향 역시 일자리 지표에 나타나고 있다. 소비와 연관성이 높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지난달 551만명이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이 있던 2022년 이후 1월 기준 최저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만5000명 줄었다. 작년 6월부터 8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주요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모두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1월 전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3만5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한 산업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었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1만9000명 증가하며 모든 산업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업 취업자도 3만3000명 늘며 힘을 보탰다.

이들은 정부의 직접 일자리 등 재정 사업 효과가 집중되는 분야다. 실제로 정부 직접 일자리 사업이 조기 종료된 지난해 12월 이들 산업의 취업자 수는 감소하거나 거의 늘지 않았다.


민간 분야 일자리가 줄거나 제자리걸음 하는 동안 정부 재정을 투입한 일자리가 늘면서 고용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다만 직접일자리는 주로 노인 등 취약계층 대상이며 단순 노무나 임시직 일자리가 많다.

고용 상황에 대한 정부의 진단도 부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매달 내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고용은 견조한 증가세’라는 평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후 경기 부진의 영향이 점차 일자리에도 반영되고,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하면서 고용 관련 긍정적인 평가는 진단에서 사라졌다.

취업자 수가 감소로 전환한 지난해 12월에는 ‘고용 둔화’라는 표현을 경기 진단에 추가했다. 최근 발표한 그린북에도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고용 애로가 지속되고 있다”는 부정적인 진단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