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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원경' 차주영 "내가 탐한 건 권력 아닌 세상"…세종대왕 이준영 앞 눈 감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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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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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차주영이 이준영(특별출연) 앞에서 눈을 감았다.

11일 방송된 tvN·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 최종회에는 충녕대군이 왕위에 올라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원경은 막내 왕자가 사망률 높은 전염병인 두창에 걸리자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 충녕(박상훈)도 의학 서적을 읽으며 도울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성녕의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됐고 이방원(이현욱)은 원경에게 "눈 좀 붙이셨소? 성녕은 내가 돌볼 터이니 중전은 가서 좀 쉬시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경은 "성녕을 낳고 전 하늘이 전하와 저를 갈라놓지 않기 위해 이 아이를 보내줬다고 생각했습니다. 선물이라 생각했습니다. 두렵습니다. 이 아이를 잃을까 정말 두렵습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방원은 원경을 꼭 안았다.

하지만 성녕은 곧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원경과 이방원을 비롯해 궁 전체가 큰 슬픔에 잠겼다. 그 와중에 세자 양녕(문성현)은 숲에서 짐승을 사냥하고 있었다. 이방원은 뒤늦게 돌아온 양녕의 멱살을 잡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

성녕의 장례가 치러졌고, 양녕은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뉘우쳤다. 신하들은 그동안 양녕의 잘못을 고하며 "세자를 폐하여 외방으로 내치시옵소서"라고 입을 모았다.

원경은 양녕을 불러 "상께서 너를 세자에서 폐하실 것이다"라며 "교지가 내려질 때 당황하지 말거라. 끝까지 세자의 품위를 지키거라. 비록 폐세자가 된다 하여도 네가 집안의 장남이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양녕은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라며 "충녕은 아바마마와 닮았습니다. 백성들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이 뚜렷합니다. 욕망도 있고 강단도 있습니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아바마마께는 어마마마와 같은 어머니가 없으셨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동생들과 사이 좋게 지낼 것입니다. 평생을 유유자적 즐기면서 살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 마세요"라고 전했다. 원경은 "고맙다"고 말했다. 그렇게 양녕은 세자에서 폐위됐다.

이방원은 신하들 앞에서 "폐세자 양녕에게는 두 아들이 있다. 장자는 6살, 차자는 3살이다. 나는 양녕대군의 장자에게 위를 물릴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원경의 생각은 달랐다. 원경은 신하들을 불러 "전하의 귀를 열 방법은 내가 찾을 것이오. 경들은 누가 세자로 적합한 지를 간하시오"라고 전했다.

충녕은 원경에게 "세자가 정해지면 저는 세자사(세자의 스승)가 되고 싶습니다"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첫째, 다른 신하들과는 달리 세자사를 권력의 발판으로 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어떤 사람이 임금이 되어야 하는지 잘 가르치고 싶습니다. 예전에 요 임금께서 그러셨습니다. 하늘이 임금을 세우는 것은 임금 한 사람을 사랑해서가 아니고 만백성을 사랑해서라고"라며 소신을 밝혔다.

원경이 "임금이 되지 못한다면 세자사가 되어서라도 그 목마름을 해소하고 싶은 것이 아니냐"고 묻자, 충녕은 "저는 아바마마께서 무엇을 걱정하시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려는 건 바로 그 때문입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충녕에게 임금의 자질이 있음을 확신한 원경은 양녕과 함께 이방원을 설득했다. 양녕은 "폐세자가 됐다 해도 아바마마를 원망하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동생들 중 위에 오르는 이가 나온다면 그의 충실한 신하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방원은 충녕에게 군왕의 자질이 있음을 잘 알고 있었지만 과거 자신이 그랬듯 왕자의 난이 일어날까 염려하고 있었다. 원경은 이를 언급하며 "이는 전하의 잘못이 아닙니다. 하늘의 뜻이었습니다. 하늘이 임금을 세우는 것은 임금 단 한 사람만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만 백성을 사랑해서다. 태상왕(태조 이성계)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부디 그 천명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보십시오"라고 설득했다.

양녕은 이후 자리를 떠났고, 이방원은 밤하늘을 보며 "오늘 유난히 별빛이 밝다"고 말했다. 이에 원경은 "별 하나가 푸르게 빛나고 있습니다"라며 "세자에게 주려고 오랜 시간 필사해 온 '대학연의'를 충녕에게 주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마침내 결심이 선 충녕이 직접 이방원을 찾았다. 이방원은 충녕에게 "임금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고, 충녕은 "이 세상 으뜸의 자리에 백성을 두는, 백성을 두려워하는 그런 임금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이방원은 자신의 뜻을 굽히고 충녕에게 왕위를 물렸다.

그렇게 충녕은 왕위에 올랐으니, 그가 바로 위대한 성군 세종대왕이었다.

이후 이방원은 원경에게 "함께 개경에 가십시다. 그립소. 개경에서 우리는 내내 젊었으니까"라고 전했다. 원경이 "젊었던 시절이 그리우십니까?"라고 묻자, 이방원은 "그립다. 다시 젊어진다면 내 또 다시 왕이 되고자 했을까? 만일 왕이 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대는 내가 왕이 되고자 해서 사랑했던 게 아니오"라고 털어놨다. 원경은 "임금 노릇 하시느라 애쓰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방원은 그런 원경에게 "그대가 있어서 이 자리까지 왔지, 여인이 왕에 오를 수 있었다면 그대는 나보다 훨씬 더 훌륭한 군왕이 되셨을 것이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원경은 "수창궁에서 처음 전하께서 용상에 오르시고 제게 이리 물으셨지요. '이 용상에라도 앉고 싶은 거냐?'라고. 그때는 대답을 못하였습니다. 대답을 못하고 내내 생각했습니다. '내가 용상에 앉고 싶었었나?' 예, 앉고 싶었습니다. 허나 차츰 깨우쳤습니다. 나는 권력을 탐했던가? 제가 탐한 건 권력이 아니라 세상이었습니다. 세상이었기에 그깟 용상 누가 앉든 무슨 상관이랴 하였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이방원은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 것이니 오늘은 쉬도록 하자"고 했다. 하지만 다음날 원경은 학질 진단을 받았다. 병세에도 개경에 가고자 했던 원경은 "지금이 아니면 영영 드릴 기회가 없을 것 같다"며 회암사에서 작성했던 서찰을 이방원에게 전했다. 서찰에는 "우리가 왕과 왕비가 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왜 세상을 구하는 일만이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을까. 당신이 곁에 있다면, 한평생 저는 오롯이 행복하였을 것이라는 걸 이곳에서 깨닫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원경의 병세는 더욱 악화됐다. 이방원은 "내가 그대를 이리 만든 것이 아닌가"라며 슬퍼했다. 원경은 "아닙니다. 나고 죽는 것은 하늘의 일이라 했습니다. 숨어서 울지 마세요. 슬픔은 등 뒤에 있어도 느껴지는 법입니다"라며 그를 위로했다. 이어 "지금, 온전한 정신으로 전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어 저는 좋습니다"라며 미소 지었다.

세종(이준영)은 마지막으로 원경 앞에서 탈춤을 선보였다. 이를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원경, 그리고 점점 감기는 눈을 마지막으로 tvN·티빙 '원경'이 막을 내렸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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