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샤오쥔은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선에서 41초150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어 한국의 박지원(서울시청·41초398)과 장성우(고려대· 41초442)가 차례로 들어오며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레이스를 마친 린샤오쥔은 주먹을 쥐며 중국 팬들에게 화답한 뒤 중국 코칭스태프에게 향했다. 그는 안전 펜스에 올라탄 뒤 코치에게 안겼다. 이어 펜스 위에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들썩이며 한참 흐느꼈다.
경쟁 상대였던 박지원과 장성우는 엎드려 울고 있는 린샤오쥔에게 다가가 등을 두들기며 축하했다. 박지원은 “운동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는 건 그만큼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결과”라며 “그런 결과를 이룬 선수에게는 모두가 축하를 해주는 게 맞다. 그래서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고 했다. 다만 린샤오쥔과 나눈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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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박지원, 장성우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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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샤오쥔의 이날 경기는 순조롭지 않았다. 장성우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레이스 시작부터 계속 충돌하고 넘어지자 심판진은 두 차례 재경기를 선언했다. 앞서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선 선두를 달리다 홀로 미끄러지면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어 출전한 남자 1500m 결승에서는 박지원에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런 부담을 이기고 린샤오쥔은 한국과의 세 번째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중국 팬들에게 이번 대회 쇼트트랙 첫 금메달을 안겼다. 경기장에 온 수많은 린샤오쥔 팬들은 “린샤오쥔 짜요”를 외치며 우승을 축하했다. 앞서 혼성 2000m 계주에서 린샤오쥔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도 중국 온라인에선 “괜찮다” “항상 당신을 응원한다” 같은 따뜻한 응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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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대표팀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코치진과 기뻐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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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샤오쥔은 한때 한국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는 2018 평창 올림픽에 태극기를 달고 남자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2019년 대표팀 동료 황대헌과의 성추행 논란에 휘말렸다. 법정 다툼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고, 린샤오쥔은 중국 귀화를 결정했다.
린샤오쥔이 중국 귀화 후 국제 종합대회에서 오성홍기를 달고 출전한 것은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 귀화 후에는 자격 유예 기간에 걸려 2022 베이징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2022~20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을 통해 다시 빙판을 누볐다. 한편 린샤오쥔은 한국 및 중국 미디어의 질문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은 채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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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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