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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선 영향 등으로 외환보유액 규모가 4년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를 보면, 1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10억1천만달러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45억9천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국채 및 정부 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3620억2천만달러)이 전달보다 46억5천만달러 줄었다. 지난달 외환보유액 월간 감소 폭은 지난해 4월(-59억9천만달러)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전체 외환보유액 규모는 2020년6월(4107억달러) 이후 4년7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한은은 “분기말 효과 소멸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감소했고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확대 및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영향으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환스와프 거래는 만기 때 자금이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일시적 감소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외환보유액 감소는 내란 사태 이후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환당국은 환율 급등(원화가치 하락) 때 외환보유액을 일부 헐어 시장 개입(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선다. 시장 개입 방식과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또한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과 650억달러 규모의 외환스와프를 맺고 있어 국민연금이 이를 사용할 경우에도 외환보유액이 감소한다. 스와프거래는 외환 당국이 국민연금 쪽에서 원화를 받고 달러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시장의 달러 수요를 줄이게 된다.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이 감소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통상 금융기관들은 분기 말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려 한은에 달러를 예치하는데, 1월에는 이런 효과가 사라져 외화예수금이 줄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연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2021년(4631억2천만달러) 이후 3년째 감소세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4천156억달러)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2024억달러로 가장 많고, 일본(1조2307억달러), 스위스(9094억달러), 인도(6357억달러), 러시아(6091억달러), 대만(5767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366억달러), 홍콩(4215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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