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 게임체인저는 아냐" 대포알 슈팅, 냉정평가도 나왔다…"YANG, 흥미롭긴 했어"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데뷔전부터 영국 2부리그 팀의 주전 골키퍼를 화들짝 놀라게 하는 슈팅으로 인상을 남겼지만 현지의 평가는 아직 냉정했다.

현지 매체가 데뷔전에서 추가시간을 포함해 약 19분 정도 활약한 양민혁을 두고 "흥미로운 선수지만 게임 체인저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30일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된 양민혁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더 덴에서 열린 밀월과의 2024-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31분경 교체 출전해 자신의 영국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QPR로 임대되고 3일 만이다. 지난달 30일 양민혁을 토트넘 홋스퍼에서 임대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한 QPR은 밀월전을 앞두고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 프리뷰에서 양민혁의 데뷔전 가능성을 언급하더니, 양민혁을 교체명단에 포함시킨 뒤 후반전 중반 경기에 투입하면서 그를 교체카드로 활용했다.

후반 31분 모로코 출신 공격수 일리아스 셰어와 교체되어 자신의 영국 무대 데뷔전을 치른 양민혁은 오른발로 대포알 같은 슈팅을 때리는 등 존재감을 과시했다. 밀월의 루카스 옌센 골키퍼도 화들짝 놀랄 정도였다.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힌 탓에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양민혁은 이 슈팅으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전반 1분 선제 실점을 포함해 전반전에만 두 골을 실점한 양민혁의 소속팀 QPR은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1-2로 패배했다.

정규시간 14분, 추가시간을 포함해 20여분 정도를 뛴 양민혁은 축구통계매체 '폿몹' 기준 유효슈팅 1회, 패스 성공률 100%(4/4), 턴오버 2회, 터치 8회, 상대 박스 내 터치 1회, 리커버리 2회 등을 기록했다.

일단 QPR 내부적으로는 양민혁의 데뷔전 활약에 나름대로 만족한 모양이다.

이날 마르티 시푸엔테스 감독 대신 QPR을 지휘한 사비 칼름 수석코치는 경기 후 구단 인터뷰를 통해 "양민혁과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 양민혁은 오른쪽 측면 자원으로 측면에 폭을 더해줄 수 있는 선수"라면서 "오늘은 양민혁에게 측면에서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면서 득점을 노리라고 지시했다. 우리 빌드업 체계를 3-1에서 4-1로 변경했고, 측면에서 상대와 2대2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칼름 수석코치는 또 "양민혁과 함께해 기쁘다"며 "첫 경기였기 때문에 쉽지 않았지만, 양민혁이 우리를 도울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교체 투입된 양민혁은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그가 QPR 공격진에 공격적인 감각을 더할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라고 평가했다.

긴 기다림 끝에 치른 데뷔전에서 나름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양민혁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토트넘의 조기 합류 요청으로 영국 땅을 밟은 양민혁은 곧장 토트넘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도 진행하고 올해 1월부터 정식으로 토트넘 선수단과 프리미어리그(PL)에 등록됐지만 토트넘 합류 후 한 달이 넘도록 출전하지 못하다 결국 임대됐다.

지난달 초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활용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지금은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서 "양민혁은 아직 매우 어린 선수다. 그는 앞으로 그가 마주해야 할 경쟁과는 수준이 다른 곳에서 온 선수다. 그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 1차전과 에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포함시키기는 했으나 경기에 내보내지는 않았고, 영국 내셔널리그(5부리그) 팀인 탬워스를 상대한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에서는 아예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양민혁을 활용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뚜렷하게 했다.

출전 시간에 목말라 있던 양민혁은 결국 과거 박지성과 윤석영이 활약했던 챔피언십의 QPR로 임대됐고, 합류 후 첫 번째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르면서 꿈에 그리던 유럽에서의 도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QPR 입단 인터뷰에서 "정말 뛰고 싶고 꾸준히 경기에 나가고 싶다. 엔트리에 들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 있다.​ 언제든 자신 있다"며 다부진 소감을 밝혔던 양민혁은 밀월전에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며 데뷔전을 마쳤다.

다만 아직 모두를 만족시키지는 못한 분위기다.

영국 수도 런던을 기반으로 하는 언론 '런던 월드'는 QPR과 밀월의 경기 후 양민혁에 대해 "그가 첫 번째로 한 행동은 옌센(밀월 골키퍼)을 힘겹게 하는 슈팅을 골대로 날리는 것이었다"면서 "양민혁은 흥미로운 선수처럼 보였지만 오늘의 게임 체인저는 아니었다"며 양민혁이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 차례 날카로운 슈팅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언론은 QPR이 끌려가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양민혁이 경기에 변화를 주길 기대한 모양이다.

양민혁이 이제 막 데뷔전을 치렀다는 점과 양민혁에게 주어진 시간이 추가시간을 포함해 고작 19분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냉혹한 영국 언론들을 만족시키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알 수 있는 현지의 평가였다.

그나마 다행인 건 '런던 월드'는 양민혁에게 선발 출전한 두 윙어인 폴 스미스와 일리아스 셰어(이상 평점 5)보다 더 높은 평점인 7점을 줬다는 것이다.

QPR은 5일 오전 4시 45분 블랙번과 홈 경기를 치른다. 양민혁의 선발 출전도 기대할 수 있다,

사진=퀸즈 파크 레인저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